반(反) 이민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유럽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현지 언론 머저르 넴제트에 실린 기고문에서 “우리는 도덕적 제국주의에 입각한 미국 민주당 정부의 외교 정책을 잘 알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자유주의를 추구하는 국제 엘리트 집단이 유럽의 보수파를 파괴하기 위해 나서고 있어 헝가리의 다음 선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들이 국제 언론과 브뤼셀의 관료들, 시민 단체로 위장한 비정부 기구의 지지를 받아 (헝가리 총선이 열리는) 2022년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이번 발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으로 헝가리가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나왔다. 그가 이끄는 헝가리 여당 피데스는 2022년 초 총선에서 정권을 야당에 넘길 위기에 처해 있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며 그의 미국 우선주의에 옹호하는 입장을 취했다. 또한 오르반 총리는 집권 후 유럽연합(EU)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특히 오르반 총리가 헝가리 출신 유대계 미국인 부호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중앙유럽대학(CEU) 폐쇄를 추진하고 난민 할당제를 거부하면서 EU와의 갈등은 더욱 심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