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이재용, 반도체 현장경영 가속…구광모, 22일 사장단과 전략 논의

■ 추석 앞둔 총수들 위기극복 행보

정의선, 미래 모빌리티 구상 '정중동'

최태원, 배터리 소송 난제 해법 모색

신동빈, 한달째 日 체류 셔틀경영 등

연휴기간 해외출장 사실상 어려워

미래 먹거리 '새 판짜기' 주력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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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있지만 삼성·현대차·SK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의 주력 사업이 타격을 받은 데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며 글로벌 시장마저 요동치고 있어서다. 그간 총수들은 추석 연휴를 활용해 해외 출장길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기업 총수들은 현장경영과 워크숍 등을 통해 스킨십을 강화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업의 판을 새로 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명절 때마다 해외 현장경영에 나섰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 추석에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으로 국내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설 연휴에 브라질 생산법인을 찾았고 지난해 추석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삼성물산 건설현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해외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올 들어 지금까지 총 19차례 국내외 사업장을 찾을 정도로 현장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연휴 이후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사업전략을 재점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중국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미국 그래픽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인수하며 글로벌 반도체시장의 지각변동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화웨이를 대체할 반도체 고객을 새로 확보하는 일도 이 부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현장경영을 통해 기존 사업의 현황을 챙기는 한편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5세대(5G) 이동통신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해왔다”며 “앞으로는 매출비중이 큰 반도체 산업의 위기 돌파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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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특별한 대외 활동을 자제한 채 미래 모빌리티 사업 구상에 몰두하는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배터리 3사 총수와의 회동,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의 수소·전기차 비전 발표 이후 특별한 외부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감안해 대외적인 행보는 최소화하고 있다”며 “수소차 및 전기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구상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내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에 기반한 전기차를 ‘아이오닉’ 브랜드로 출시하고 오는 2028년에는 ‘하늘을 나는 차’인 UAM의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당장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배터리 소송이라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다음달 5일 양사 배터리 소송의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SK와 LG가 ITC의 최종 판결 전에 합의를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송 결과에 따라 양사 모두에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차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SK 측은 “재계 일각에서 일부 (추대)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는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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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2일 계열사 사장단 워크숍을 온라인으로 열고 그룹의 미래 전략을 논의한다. 구 회장이 사장단 워크숍을 주재하는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두 번째다. LG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장단 워크숍에서는 코로나19 위기극복 방안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고객가치 혁신 등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는 최근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분사를 발표하는 등 신사업 육성을 위한 선택과 집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중순 일본으로 출국해 한 달째 일본에 머물며 한일 양국 사업을 챙기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예전만큼 자주 한국과 일본을 오가지는 못하지만 정기적으로 셔틀 경영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조만간 귀국해 내년도 경영 계획과 계열사 사장단 인사 등 굵직한 국내 경영 이슈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김능현·한재영기자 jylee@sedaily.com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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