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를 둘러싼 이른바 ‘황제복무’ 의혹 논란이 격화되는 가운데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추 장관에게 ‘정치자금 부정사용’ 의혹을 제기하며 소명을 요구했다.
추 장관은 조 의원의 공세에 “하다하다 안되니 거기까지 가시냐”며 강한 불만을 터트렸고, 조 의원은 “하다하다 안 되니까가 아니라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맞받아치는 등 설전이 벌어졌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전체회의에 참석해 야당 의원들에게 아들 서씨의 군 복무 특혜 의혹, 정치자금 부정사용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날 조 의원은 추 장관에게 “2017년 1월 아들이 논산 훈련소 수료식 날 인근 음식점과 주유소에서 추 장관의 정치자금 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치자금법에는 정치활동 경비를 사적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는 만큼 이건 정치자금법 위반이기도 하고 허위공문서작성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법조계 견해가 있다”고 질의했다.
추 장관은 “의원께서 말씀하시는 정치자금 관련 사용 의혹 제기에 대해서 제가 이 자리에서 답변을 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자 조 의원의 추궁이 이어졌다. 그는 “왜 적절하지 않으냐”고 반문하며 “추 장관님께서 20년 이상 정치를 하셨기 때문에 이번 건 같은 걸로 이렇게 상처를 입거나 그러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이)파주에 있었는데 논산에서 결제가 됐다”며 “다른 사람이 결제한 건가? 다른 사람이 쓴 것이냐. 정확하게 답변해달라”고 요구했다.
추 장관은 이번에도 즉답을 피하며 “의원님께서 문제를 제기하시니 저도 확인을 한번 해보겠다”며 “그런 기록을 제가 직접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러자 조 의원은 답답하다는 듯 “제발 본질을 벗어나지 마시라. 정확히 답변해달라”고 따져 물었다.
추 장관은 조 의원의 추궁에 “‘민원실에 여성이 전화를 하고 남성의 인적 사항을 댔다’라는 제보가 야당의 신원식 의원이 말씀이시고 그것이 그대로 확인 없이 언론에 대서특필이 됐다”며 야당의 의혹 제기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조 의원은 다시 한 번 추 장관에게 “질문에 대해서 답변해 달라. 공소시효가 남아있기 때문에 여쭤보는 것이다. 장관께서 확인해 제출해 주시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추 장관은 “하다하다 안 되니까 거기까지 가시느냐. 하다하다 안 되니까”라며 질의에 강한 불쾌감을 표현했다.
조 의원은 지지 않고 “하다하다 안 되니까가 아니라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대정부질문에서 따님이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서 문을 닫았다고 했다. 다음 날 해당 건물주가 ‘1년 후에 10만원 인상한 게 그게 무슨 치솟는 임대료냐’ 이렇게 반발했다”며 “따님은 공직자 재산상에 1년 넘게 가게를 운영한 후에 오히려 저축이 늘어난 것으로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추 장관은 “의원님이 뭘 보시고 그렇게 말씀하시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조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근거 없는 세치 혀를 놀리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그러자 추 장관은 “공정은 세치의 혀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말씀을 드렸고, 지금 이게 공정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고발인이고 저는 피고발인”이라며 “법사위에서 현안질의를 명분 삼아 저를 옆에 두고 국방부 장관님께 여러 가지 모욕적 표현을 섞어가면서 질문의 형식을 빌려서 하시는데 참 인내하기 힘들다. 그래도 인내하겠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추 장관을 향해 “참으로 공정하시다”고 비꼬았다.
앞선 질문에서는 추 장관이 아들 서씨의 ‘황제복무’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해온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어이가 없다. 저 사람은 검사를 안 하고 국회의원 하길 참 잘했다”고 한 발언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추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해 정회가 선언된 후 마이크가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옆에 앉은 서욱 국방부 장관과 대화를 나눴다.
서 장관이 추 장관에게 “많이 불편하시죠”라고 질문을 건네자 추 장관은 “죄 없는 사람을 여럿 잡을 것 같아요”라며 이렇게 언급했다.
추 장관의 ‘저 사람’은 누구인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검사 출신은 김도읍 의원과 유상범 의원으로 정회 직전에 추 장관에게 질의한 사람은 김 의원이다.
이같은 추 장관의 발언에 대해 김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모욕적이지만 이해를 하려고 노력하겠다”며 “한두 번도 아니고, 추 장관의 설화가 국민에게 피로감을 주고 분노하게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도 “‘소설 쓰시네’라는 말 이후로 얼마나 많은 논란이 있었느냐”고 지적한 뒤 “질의한 국회의원이 마음에 안 든다고 이렇게 모욕적인 언어를 하느냐”고 추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추 장관은 “회의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유감스럽다”며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