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두산솔루스(336370) 인수를 위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한다. 솔루스 인수에 더해 대규모 증자 재원을 마련해 시장을 주도하는 알짜회사로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성장성이 기대되는 만큼 국민연금공단을 포함한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LP)들도 참여해 자본시장 주도의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카이레이크는 솔루스 인수를 위해 프로젝트 펀드 포함 총 1조2,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스카이레이크는 솔루스 대주주 보유 지분 34.88%(4,604억원)와 ㈜두산 보유 지분 18.05%(2,832억원)를 총 6,986억원에 인수한다. 스카이레이크는 여기에 더해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5,000억원의 추가 재원도 마련 중이다. 기존에 두산그룹이 재무 난으로 진행하지 못했던 생산설비 증설 등 핵심자산에 대한 투자 용이다.
스카이레이크의 이번 거래에는 국내 주요 LP들이 총출동한다. 국민연금은 최대 3,000억원 출자를 검토 중이다. 한국교직원공제회를 비롯해 주요 LP들도 투자를 저울질 중이다. 금액이 제법 큰 편이지만 조성에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카이레이크는 최근 조성한 7,000억원 규모의 11호 블라인드펀드에서 출자 제한폭(약 2,000억원)까지 납입할 예정이다.
국내 주요 LP들은 솔루스가 글로벌 자동차 생산 전진기지로 평가받는 헝가리에 유일하게 동박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2차전지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소재와 관련해 확실한 공급처를 보유한 점 등을 매력 포인트로 꼽고 있다. 실제로 한화투자증권은 솔루스의 내년 매출이 4,959억원으로 올해 대비 48.6%, 영업익은 835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카이레이크가 지분 50% 이상을 확보해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고 앞으로 국내 대기업 등에 쉽게 재매각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동박이나 올레드 소재 생산이 반도체와 비슷한 점이 많아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회장이 관련 분야에 대한 이해가 깊은 점 역시 투자에 나서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이번 딜이 자본시장 주도 구조조정의 한 획을 그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규모도 규모지만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자본시장에서 인수해 대규모 자금을 공급해 두산그룹 정상화에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솔루스를 시작으로 대규모 프로젝트펀드를 통한 대기업 자산 인수가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