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친노’로 불리는 정치원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전 민주당 의원)이 추미애 장관 아들 서모(27)씨를 둘러싼 ‘황제복무’ 의혹과 관련해 “불법은 아니지만 빽이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아들의 ‘병역 특혜’ 논란을 대하는 추 장관의 태도를 놓고는 “처음부터 공손하게 낮은 자세로 해명했다면 논란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21일 전파를 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 갚는다는 말이 있다”며 “지난 번 제가 방송에 출연했을 때도 추 장관의 ‘소설 쓰시네’ 발언에 대해 장관이 저러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해) 더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조사할 일도 없을 것 같다. 아들이 멀쩡히 만기 전역을 했는데 탈영을 했겠나, 휴가를 불법적으로 갔겠나”면서도 “막말로 빽도 있는데 다 손써서 휴가를 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휴가증을 불법적으로 발급받은 것은 아니지만, 휴가를 허가받는 과정에서 추 장관의 사회적 위치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어 “그런데 거기에 같이 있던 누가(장병이) 제보를 한 것 아니냐”며 “그러면 추 장관이 조금 공손하게 청문회 때부터, (아니면) 그 이후라도 낮은 자세로 해명했다면 논란이 되지 않았을 거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추 장관이) 답변 과정에서 말한 ‘부부간에 주말부부라 확인이 안된다’는 것도 지금이 조선시대냐. 휴대폰이 다 있다”며 “겸손하게 동료 병사들이 느꼈을 불편함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정도만 됐어도 이렇게 논란이 될 일은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진행자가 유 전 사무총장의 답변에 “‘빽도 있고, 휴가를 손을 써서 갔다 왔겠죠’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는데, 이런 표현은 정정하시겠냐”고 물어보자 유 전 사무총장은 “지금 보도를 보면 두 번의 병가까지는 그렇다 치고, 나중에 개인 연가로 처리하라고 했다는 나흘을 부대에서 모르고 있었다”며 “나중에 다른 부대 장교가 와서 (휴가 처리 사실을 통보)했다는 건 빽을 안 쓰고 어떻게 그런 일이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여러 정황으로 봐서 (빽을 쓴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며 “불법은 아니지만 빽이 동원됐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덧붙여 “(추 장관이) 처음부터 청문회에서 제보가 들어와 문제가 됐을 때 알아보고 ‘서민 병사들이 불편했겠구나’라는 마음으로 답변했다면 문제 될 게 아니었다”며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은 게 아니라 벌어들였다”고 일갈했다.
해명의 방향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명확한 건 아니지만 개인 연가를 썼을 때 부대에서 ‘왜 귀대 안 하냐’고 전화도 했는데, 보좌관이 허가를 받은 것 같다. 그만한 위치에 있는 애가 연가를 허가받지 않고 귀대 안 할 리는 없지 않느냐”며 “다른 사병은 ‘빽이 든든하다’면서 불편함을 느꼈을 텐데, 추 장관이 그 정도의 불편함에 대해서 공손히 해명했어야 한다”고 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추 장관의 사과문에 대해선 “처음에 나온 반응들 보면 ‘우리 애가 군대 안 갈 수도 있었는데 만기전역을 했으면 칭찬을 못 할망정 왜 그걸 가지고 시비냐’ 이런 마음이 있었으니까 그동안의 태도가 (그랬던 것)”이라며 “답변하는 것도 ‘주말부부라서 확인을 못 한다’는 건 어느 시대 얘기냐 말이 되나. 매를 벌었다”고 거듭 비판했다.
다만 추 장관의 정치자금을 둘러싼 ‘부정사용’ 의혹에는 “그런 얘기는 안 하는 것”이라며 “정치자금이 국민 세금이 아니다. 후원자들이 정치자금으로 쓰라고 것을 예전에는 자유롭게 썼는데 최근에는 조금 더 투명하게 관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저런 식으로 하면 (자기 얼굴에) 침 뱉기”라며 “조수진 의원에게 ‘너희 당 의원들 20대 국회 때 정치자금 뒤져보라’고 말하고 싶다. 정치부 (기자) 오래 했으면 다 알 만 한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 오버하면 역풍이 온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