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 시장이 조정세를 이어가자 투자자들이 미 기술주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나스닥 100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일간 단위로 ‘닷컴 버블’ 이후 최대 수준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다. 반면 국내에서 미국 주식을 직접 사들이는 투자자들은 나스닥의 하락기를 매집 기회로 활용하는 분위기다.
22일 비지니스인사이더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ETF인 ‘QQQ 트러스트 시리즈 1(INVSC QQQ S1)’에서 지난 18일 35억달러(약 4조원)가 빠져나갔다. 일간 단위의 자금 유출로는 2000년 10월 이후 최대 수준이라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이른바 인베스코 QQQ라 불리는 이 ETF는 나스닥 100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나스닥 100지수는 애플, 아마존, 구글(알파벳) 등 대형 기술주로 구성돼 있다. 그간 나스닥의 가파른 상승과 함께 투자 자금도 꾸준히 몰렸다. 펀드의 순 자산은 1,200억달러(약 140조원) 규모에 이른다. 하지만 9월 들어 시장의 분위기가 급속하게 바뀌자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나스닥 100지수는 9월 들어 10%를 넘어선 낙폭을 기록하고 있으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월간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반면 국내의 ‘원정 개미’들은 나스닥 하락장을 매수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미국 대형 기술주에 대한 순매수 행보를 이달 들어서도 이어가면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애플을 이달 들어 7억1,516만달러 순매수했고, 테슬라와 아마존의 순매수 결제 규모는 각각 6억1,202만달러, 3억7,740만달러에 이른다. 인베스코QQQ의 순매수도 3,633만달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