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사기 혐의로 고발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 관련 의혹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연일 강조한 가운데 검찰이 ‘수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사안을 제대로 파헤칠지 주목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박순배 부장검사)는 최씨 등을 고발한 정모씨를 오는 25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사업가인 정씨는 과거 최씨와 벌인 법정 다툼에서 최씨 측의 모의로 자신이 소송에서 졌고 그 결과 재산상 손해를 봤다며 최씨 등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또 정씨는 앞서 최씨를 모해위증교사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불기소 처분되자 윤 총장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윤 총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 수사의 시작 단계인 고발인 조사 계획이 잡히면서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고발인 조사에 앞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당초 형사1부에 배당돼 있던 윤 총장 가족 사건들을 형사6부에 재배당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 관계자는 “유명인 명예훼손 등 골치 아픈 사건들이 쌓여 있는 형사1부 대신 형사6부에 사건을 재배당해 강도 높은 수사를 할 것”이라고 봤다. 실제 지난 4월 형사1부에 배당됐던 윤 총장 가족 사건들은 이달 초 형사6부로 옮겨지면서 곧바로 고발인 조사 일정이 잡혔다.
검찰이 윤 총장 가족이 연루된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은 추 장관 아들 서모씨의 특혜 휴가 의혹을 둘러싼 논란을 돌파하기 위해 윤 총장 가족 사건 수사를 부각시키는 여권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추 장관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윤 총장 장모에 대한 수사에 대해 “성역 없이 수사해 경제정의와 사법정의가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왜 윤 총장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지 않느냐”는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는 “제가 (검찰의) 수사 의지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으로 고발된 사건도 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4월 김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다.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냈던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최근 시민 4만명의 서명을 받아 검찰에 김씨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라는 진정서를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