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제작사 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를 본격 추진한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기업가치가 3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크래프톤은 당초 해외상장 등도 검토했으나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판단, 국내 상장으로 방향을 바꿨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최근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상장주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부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제작사다.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8,872억원, 영업이익은 5,13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넷마블(1,022억원)은 물론 엔씨소프트(4,504억원)를 뛰어 넘는다. 북미·유럽시장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의 매출 증가세가 뚜렷했다. 아시아 시장에서만 7,70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전년 같은 기간 실적은 3,171억원이었다. 일각에서는 텐센트가 중국 현지에서 서비스하는 화평정영의 매출이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상장 기업가치가 30조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있다. 최근 엔씨소프트·넷마블 등 대형게임사들의 주가가 오르면서 주가수익비율(PER) 30배를 넘어선 기업가치 산정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연간 순이익을 1조원으로 산정하고 PER를 30배로만 잡아도 상장 기업가치가 30조원 안팎에서 결정된다. 다만 구체적인 기업가치는 예비심사 등 상장 작업에 돌입해야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IPO 임원은 “올해 크래프톤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기록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실적을 낼지는 또 다른 문제”라며 “상장 예비심사 등 공모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기업가치가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모규모도 조(兆) 단위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업가치를 약 1조,8000억원으로 잡고 공모를 통해 3,800억원 가량을 조달한 바 있다. 올해 IPO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의 9,593억원, 빅히트엔터테인먼트 9,626억원을 훌쩍 넘는다.
크래프톤이 상장 절차에 공식 나서면서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 방식에도 관심이 쏠린다. 텐센트는 투자 자회사를 통해 이 회사 지분 12.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국내 사모펀드 운영사인 IMM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역시 벨리즈원 유한회사를 세워 투자했는데 벨리즈원 지분율이 6.9%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상장주관사 선정단계로 이들 FI들의 투자회수 전략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텐센트는 전략적투자자(SI) 개념으로 상장 이후에도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