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역에서 피살된 뒤 해상에서 불에 태워진 것으로 알려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이 정부의 ‘월북’이라는 주장에 대해 “참담하기 그지없는데 어떻게 이따위 보도가 나오는 지 미쳐 버리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지난 21일부터 서해북방한계선(NLL) 인근 연평도 사고 현장에서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A씨(47)의 실종 수색을 지켜본 친형 B씨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언론과 방송에 나오는 서해어업단 피격 사망의 보도가 저희 동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해군함정에서 수색상황을 실시간 방송으로 중계해 오기도 했다.
B씨는 “정부는 말로만 규탄한다 떠들고 최소한 유가족인 저에게 아무런 통보도 없다”며 “신분증과 공무원증이 선박에 그대로 있는데도 불구 동생(의 월북)이라고 특정해 언론에서 쓰레기들처럼 쏟아져나오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려면서 “해상의 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조류가 보통 지역과 달리 상당히 세고 하루 4번 물때가 바뀐다”며 “월북이라는 단어와 근거가 어디서 나왔는지도 왜 콕 집어 특정 하는지 의문”이라고 호소했다.
B씨는 “실종되어 해상 표류시간이 30시간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헤엄쳐서 갔다? 조류가 가만히 있지 않고 사고 당시 (물때가) 11물이었으며 이 해역은 다른 지역보다 조류가 상당하다”며 “팩트는 없고 가상으로 날조하여 기삿거리를 가십으로 다룬다”고 분노를 쏟아냈다.
B씨는 앞서 국방부 발표가 있기 전인 이날 오전 9시20분경에도 “정부에서 국민의 생명을 불합리하게 몰아가고 추정적으로 처리한다면 강력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1일 서해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을 항해 중인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가 실종된 A씨가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방부는 방화복을 입은 북한 군인이 이 시신에 접근해 해상에서 기름을 부은 뒤 불에 태웠다고 발표했다.
이날 국방부는 A씨가 북한 상부지시로 총격을 받았고, 북한 측이 시신을 해상에서 불에 태운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면서 A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한 점, 지도선이 이탈할 때 본인 슬리퍼를 유기한 점, 소형 부유물을 유기한 점, 월북 의사를 표기한 점 등을 고려해 월북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다만 군은 월북 의사 표기의 출처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군은 북한에 공식 항의했지만 북측은 답변하지 않았다. 군은 지난 23일 오후 4시35분께 유엔사측과 협의 하에 북측에 대북 전통문을 발송해 실종 사실을 통보하고 이와 관련된 사실을 조속히 통보해 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국방부는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며 “우리군은 북한의 이런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