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홍준표·안철수·원희룡·유승민 모두 文 폭격 “군 통수권자 자격 없다”

“국가와 군대의 존재 이유 무엇인가”

“국민 불태워질 때 무엇하고 있었나”

文 보고 받고 하루 지나 “규탄” 발언

안철수·홍준표 “세월호와 뭐가 다른가”

원희룡·유승민 “국가·군 왜 존재하나”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공무원 A(47)씨가 타고 있던 어업지도선 무궁호10호가 떠 있다./연합뉴스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공무원 A(47)씨가 타고 있던 어업지도선 무궁호10호가 떠 있다./연합뉴스



우리 국민이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사건을 두고 야권 대선 주자들이 일제히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우리 군을 향해 “우리 국민은 대통령과 군의 존재 이유를 묻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관련 사안을 보고를 받고도 하루를 침묵한 사실에 대해 “국군 통수권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역설했다. 또 이 사건과 관련해 23일 새벽 1시에 긴급 관계장관회의(NSC)가 열렸는데도 문 대통령은 불참하고 같은 날 오전 8시께 보고가 된 것을 두고 “세월호 7시간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질타했다.

안철수 “文 보고받고도 언급·규탄도 안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서울경제DB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서울경제DB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 사살당하고 불태워지는 사상 초유의 참극이 발생했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해 23일 새벽 1시에 긴급 관계장관회의(NSC)를 소집할 정도였다면, 이에 앞서 가장 먼저 했어야 할 일은 ‘종전선언’ 메시지를 담은 유엔연설의 전면 중단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또한 대한민국 국민이 우리 군이 지켜보는 가운데 살해당한 엄청난 일이 발생했는데도, 대통령은 새벽 1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7시간 후인 23일 오전 8시30분에야 보고를 받았다니, 대통령이 그토록 비판하던 세월호 7시간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역설했다.

또 안 대표는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수호자여야 하는데, 보고를 받은 후인 23일 오전에 열린 군 진급 신고식에서 ‘평화와 시기는 일직선이 아니다’는 알쏭달쏭한 말만 했다”며 “국민에게 위해가 닥친다면 나라 전체가 나서서 대응하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다. 자국민이 총격을 당하고 참혹하게 불태워지는 그 시간에 대통령과 대한민국군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고 지적했다.

홍준표 “국민 총살 당했는데 대통령 잠 잤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전 자유한국당 대표./서울경제DB홍준표 무소속 의원·전 자유한국당 대표./서울경제DB


홍준표 무소속 의원(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전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내 나라 국민이 총상을 당하고 시신이 불태워 죽임을 당하는 참혹한 사건에 대해 긴급대책을 논의하는 9월 23일 01시 청와대 안보실장 주관 긴급회의에 대통령은 불참하고 관저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대한민국 대통령 맞나”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세월호 7시간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까지 몰고 간 사람들이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대통령으로서 직무유기를 무슨 말로 궤변을 늘어 놓을까”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박왕자씨 피살 사건 때 금강산 관광 중단을 했고 천안함 장병 피살 사건 때는 5·24 대북 봉쇄 조치를 했다”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번에 무슨 대북 조치를 하는지 우리 한번 지켜보자. 참 어이없는 대통령”이라고 비꼬았다.

원희룡 “국민은 정부와 군의 존재 이유 물어”


원희룡 제주도지사./서울경제DB원희룡 제주도지사./서울경제DB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소속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국민의 국가와 대통령, 그리고 군이 대체 왜 존재하는지 처절한 마음으로 묻고 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킬 의지가 과연 있는지 묻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국민의 처참한 죽음을 바라만 보고 북한 입장을 변명해줄 것에만 관심이 있다면 도대체 대통령과 군은 어느 나라 대통령과 군인가”라며 “이번에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공개적인 사과와 책임자 처벌, 다시는 감히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며 “국민에게 대통령과 군은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한번 이런 도발이 있다면 강력하게 응징하겠다고 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文 평화 타령, 軍 통수권자 자격없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서울경제DB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서울경제DB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지금 한가하게 종전선언이나 평화 타령을 할 때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유 전 의원은 지난 7월 이후 외부활동과 발언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입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유 전 의원은 “우리 국민이 총살당하고 시신이 훼손된 시각에 우리 군이 지켜보기만 했다는 사실은 군의 존재 이유를 의심케 한다”며 “우리 군이 이렇게 된 것은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군통수의 자격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서해에서 북한이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유린한 직후 대통령은 유엔연설에서 종전선언을 말했고 대면보고를 받은 직후에도 군 진급 신고식에서는 평화를 이야기했다”며 “북한이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짓밟아도 문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종전선언과 평화라는 말뿐이다”고 했다.

또 “청와대가 이 사건의 첩보를 입수한 지 43시간 만에 대통령의 유감 표명과 ‘용납될 수 없다’는 말이 나온 건 뒤늦게 국민의 눈치를 보고 립서비스를 한 것에 불과하다”며 “국가를 보위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헌법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은 이번 참사에 대해 북한을 응징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북한 눈치를 살피고 아부하느라 자기 국민을 보호하지도 못한다면 국가와 대통령은 왜 존재하는가”라고 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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