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레바논 총리 지명자 종파 갈등으로 사임…폭발 참사 후 혼란 지속

신임 총리로 지명된 지 한 달 만에 낙마

이슬람 시아파와의 갈등으로 사임한듯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레바논 총리 지명자 무스타파 아디브가 수도 베이루트에 위치한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아디브는 지난 26일 TV 방송을 통해 “정부를 구성하는 일을 그만둔다”며 사임한다고 밝혔다./EPA연합뉴스지난달 31일(현지시간) 레바논 총리 지명자 무스타파 아디브가 수도 베이루트에 위치한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아디브는 지난 26일 TV 방송을 통해 “정부를 구성하는 일을 그만둔다”며 사임한다고 밝혔다./EPA연합뉴스



베이루트항 폭발참사 후 혼란을 겪고 있는 레바논에서 총리 지명자 무스타파 아디브가 종파 갈등으로 사임했다.

26일(현지시간) 레바논 현지매체 데일리스타에 따르면 아디브는 이날 TV 방송에서 “정부를 구성하는 일을 그만둔다”며 “레바논 국민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레바논 대통령실은 곧바로 아디브의 사임이 수리됐다며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헌법에 따라 적절히 조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아디브는 지난달 31일 신임 총리로 지명된 지 약 한 달에 낙마하게 됐다.


아디브의 사임은 이슬람 시아파 정파와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스타는 이슬람 수니파 출신인 아디브가 내각 구성에서 종파주의를 바꾸려고 했지만, 시아파 정파에서 내각 구성 시 재무장관 등 여러 장관직을 요구하며 갈등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18개 종파가 얽혀있는 레바논은 종파에 따라 권력을 안배하는 독특한 전통에 따라 대통령은 마론파 기독교, 총리는 이슬람 수니파, 국회의장은 이슬람 시아파 출신이 각각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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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브의 사임으로 레바논의 정국 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4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190여 명이 숨지고 약 6,000명이 다치자 6일 뒤 하산 디아브 전 총리가 이끌던 레바논 내각은 폭발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진다며 총사퇴를 발표했다. 앞서 이달 1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레바논 정치권에 15일 안에 새 정부를 구성하라고 압박했으나 이미 이 시한을 넘긴 상태다.

레바논은 폭발 참사는 물론 경제 위기와 정치권 혼란 등으로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50%가 넘는 국가부채와 레바논 파운드화 가치 하락, 높은 실업률 및 물가가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여기에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국민의 고통이 커졌다. 레바논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21일 684명에서 22일 865명, 23일 940명, 24일 1,027명, 25일 1,143명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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