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실상 해외 여행 길이 막혔습니다. 이로 인해 항공을 비롯해 여행 관광업계가 존폐의 위기 내몰렸습니다. 이맘때만 되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이들이 많다는 기사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해외서 쓴 카드 지출액 역대 최고’라는 기사 역시 줄줄이 나오면서 여행업의 호황을 알렸습니다. 1년에 한 두 번쯤은 해외 여행은 가줘야 하는 게 ‘자랑’이 아닌 ‘일상’인 것이 트렌드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올해 1월 말 처음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하면서 상황은 급변합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중국의 우한에서 처음 나왔다고 해서 ‘우한 폐렴’이라고 불렸습니다. 딱 설 연휴였는데, 중국 입국이 안돼 여행객들이 돌아온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만 해도 코로나가 이렇게 지구 전체를 바꿀지 몰랐습니다.
소상공인을 비롯해 중기 모두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여행 업은 코로나에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피해 업종입니다. 해외 여행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고, 국내 여행 역시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여행업계에서는 타개책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의 사례를 ‘열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해외 여행이 아닌 국내 여행이 트렌드인 나라들을 말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제주를 비롯해 강원도가 최근 가장 주목받는 국내 여행지로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이기는 하지만 10년 후면 어쩌면 국내 여행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60세 이상이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입니다. 60세 이상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 역시 머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고령, 초고령사회의 여행 트렌드는 어떻게 변할까요? 물론 체력이 좋아서 해외 여행을 다니는 ‘꽃보다 할배족’들도 있을 수 있지만 주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경제력이 되는 연령대가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이미 가볼 곳은 다 가봤고, 더는 해외로 나갈 체력이 없을 것입니다.
여기에 여행을 왕성하게 가는 연령대인 2030의 경우는 이제 여행의 주 수요자가 아니라는 게 여행업계의 분석입니다. ‘영끌’로 ‘패닉바잉’을 했거나 ‘영끌’해서 ‘빚투’를 했기에 여행을 갈 여력이 부족해 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행업계에서는 조심스럽게 일본의 여행 트렌드인 ‘국내 여행’에 서서히 눈을 돌리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단풍 여행, 관광 버스 여행 정도였지만 시니어의 니즈를 맞춘 상품을 개발하기에 분주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일본 여행을 가면 이것이 트렌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도쿄에만 가도 지방에서 여행온 사람들이 많으며, 오사카 역시 그렇습니다. 교토도 만찬가지고요. 영화에서도 지방으로 여행을 참 많이 갑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여행 하면 거의 해외 여행입니다.
국내 여행이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질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확대될 여지는 충분합니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이 앞으로 주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지방은 여행업계의 커다란 시장으로 떠오를 것입니다. 지자체와 여행업계와의 협업 역시 활발해질 것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