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감염 사례가 드물게나마 보고되지만 설사 재감염되더라도 가볍게 지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서울의대 코로나19 과학위원회에 기고한 ‘코로나19 확진자가 재감염될 수 있는가’라는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지난 7월 말 이런 의견을 냈는데, 약 두 달이 흐른 현재에도 별다른 입장 변화는 없다고 확인해줬다.
박 교수는 현재까지 나온 연구 결과와 논문 등을 근거로 삼아 코로나19 재감염이 가능한 이유 세 가지를 들었다. 우선 면역력에 문제가 있는 환자는 코로나19를 앓더라도 면역이 유도되지 않을 수 있고, 면역력에 문제가 없는 건강한 성인도 가볍게 병을 앓으면 면역력이 생기더라도 미약해 재감염될 수 있다고 봤다. 박 교수에 따르면 임상적으로 가볍게 앓고 회복한 환자의 6%에서 중화항체가 생기지 않았다는 보고도 있다.
둘째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생긴 면역이 시간이 지나면서 약화해 재감염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코로나19에 의해 생긴 면역이 언제까지 지속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사스나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시간이 흐르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2∼3년 이후에는 미미한 수준의 항체만 유지된다는 연구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전 세계적인 유행이 지속하면서 바이러스의 유전자형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들었다. 기존에 생긴 면역력이 변이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작동할지는 변이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다만 이처럼 코로나19 재감염이 가능하다는 근거를 제시하면서도 과도한 공포는 지양해야 한다고 봤다.
박 교수는 이 글에서 “코로나19 재감염은 가능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매우 드물다”며 “설사 재감염되더라도 가벼운 증상으로 지나갈 가능성이 높으므로 과도한 걱정은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에서 보고된 누적 코로나 19 환자는 3,000만 명이 넘지만 재감염 환자는 매우 드물게 보고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유럽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재감염이라고 확인한 사례는 총 6건이다. 서울대 의과대학은 올해 3월 말 코로나19 과학위원회를 발족하고 코로나19 관련 연구와 동향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강대희 서울의대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감염내과 및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물론 학계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