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코로나 정국에 새판짜기 한창인 제지업계

국내 한 제지 공장 모습. 최근 제지업계에 사업 다각화 차원의 M&A 움직임이 활발하다. /서울경제DB국내 한 제지 공장 모습. 최근 제지업계에 사업 다각화 차원의 M&A 움직임이 활발하다. /서울경제DB



수익 다각화에 혈안인 제지업계가 인수·합병(M&A)로 새판짜기에 한창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거래 활성화로 택배 박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제지업종은 비대면 강화에 따른 인쇄용지 수요 감소, 저가 수입품 유입, 종이 영수증의 전자 영수증 대체 움직임 등 악재가 산적해 있다. 그러다 보니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는 기업이 많고 최근 일부 매물이 소화되면서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이다.

최근 변화가 극심한 분야로는 화장품·과자 등 상품 포장지로 활용되는 백판지 시장이 첫손에 꼽힌다. 최근 한국제지가 시장 점유율 15%(지난 2019년 기준)세하를 인수했고, 한창제지는 신풍제지의 제조 설비 인수로 점유율을 6%에서 19%까지 끌어올렸다. 한솔제지(점유율 40%), 깨끗한나라(26%)에 이어 한창제지가 단숨에 백판지 업계 3위로 올라선 가운데 한국제지도 선두권 경쟁에 가세했다. 쟁쟁한 기업들이 포진한데다, 한창제지는 종합 백판지 기업으로서 시장 지배력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커 시장 판도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택배 시장 성장으로 분위기가 좋은 골판지 시장에서도 변화가 적지 않았다. 지난 2019년 의류업체 세아상역이 골판지업계 1위 태림포장을 인수했고, 그해 말에는 한국제지도 원창포장공업을 인수하며 골판지 사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중국의 폐지 수입 규제로 원재료인 폐지 가격이 낮게 유지되면서 골판지 업황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특히 코로나19로 택배 시장 성장이 가팔라 당분간 골판지 업체가 제지 업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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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매물이 주인을 찾은 백판지, 골판지 등과 달리 전통 인쇄 분야 매물들은 좀체 소화되지 못하고 있다.

사모펀드 모건스탠리PE가 대주주인 전주페이퍼, 모나리자 등이 대표적이다. 전주페이퍼의 경우 지난 2008년 모건스탠리로 팔린 이후 여태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주페이퍼의 경우 신문 용지 업체로 성장성이 떨어져 최근 바이오가스 발전설비 설치, 발광다이오드(LED) 등 에너지 쪽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전통의 업체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사업구조를 재편한 게 제지업계 M&A 특징”이라며 “인쇄업체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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