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마음을 확인했다고 꽃길만 걸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풋풋한 사랑으로 마음을 설레게 했던 채송아와 박준영에게 예상했던, 아니 그것보다 더 심각한 위기가 찾아왔다.
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극본 류보리/연출 조영민)는 ‘다 카포: 처음으로 되돌아가서’라는 부제로 꾸며졌다. 부제처럼 채송아(박은빈)의 일과 사랑 모두 마치 처음으로 되돌아간 듯 위기에 빠져버렸다. 박준영(김민재)은 다시 한번 집안사정에 좌절하고, 채송아와의 관계가 공개되며 뜻하지 않은 압박에 시달렸다.
앞서 자신을 몰아세우는 대학원 입시곡 반주자에게 ‘열심히 하고 있다’며 소극적이지만 반박했던 채송아는 반주자가 일방적으로 못 해주겠다고 통보하면서 새 반주자를 구해야 할 처지가 됐다. 좁은 음악계에서 반주자를 새로 구하는건 만만치 않았다. 결국 박준영이 나섰고,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결국 자신을 도와주고 싶은 그의 마음을 받아들였다.
박준영이 피아노 반주를 맡았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다. 우려했던 바와 같이 질투는 음해로 이어졌다. 학과 오픈 채팅방에 올라온 이야기를 본 채송아는 주변을 신경쓰기 시작했다. 박준영과의 연습도 그렇게 계속 미뤄졌다.
시련은 계속됐다. 채송아는 박성재(최대훈)로부터 박준영이 자신과 사귀면서 이미지가 추락했으며, 공연이 취소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이 박준영의 커리어에 방해만 되고 있다는 말에 또다시 상처받았다.
먹먹한 마음을 뒤로 하고 채송아는 이수경(백지원) 교수의 체임버 창단 회식에 참석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은 단원이 아니라 총무인 것을 알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수경 교수는 “여기 잘하는 애들만 모았는데. 난 너 처음부터 총무로 생각하고 일 시킨건데?”라며 돌아섰다. 그는 그동안 자신이 헛된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눈물이 났지만 꾹 참았다.
지독했던 회식 후, 채송아는 돌아오는 길에 박준영과 이정경(박지현)이 함께 택시에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앞서 박준영이 ‘엄마가 서울에 오셨다’며 오늘은 만나지 못하겠다고 했기에 채송아에게는 또다른 상처였다. 박준영을 믿지만 ‘기다린다’며 그의 곁을 맴도는 이정경을 보고 있어야만 하는 현실에 그는 ‘다 카포:곡의 맨 처음으로 되돌아 갈 것’을 떠올렸다. 사랑도 바이올린도 모두 공허하게만 느껴지는 밤이었다.
이야기는 본격적인 ‘위기’ 단계에 접어들었다. 조심스럽게, 조금씩 나아가던 박준영과 채송아가 서로의 부끄러움까지 모두 털어놓으며 관계가 단단해지자 어김없이 주변에서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작품이 초반부터 꾸준히 만들어온 ‘급을 나누는’ 사람들로 인한 갈등은 절정에 달했다.
다만 작품은 후반부에 접어들었음에도 어느 갈등도 해결되지 않은 채 반복되고 있다. 실력 없지만 좋아한다는 이유로 버티는 채송아의 바이올린, 콩쿨 앞두고 교수와 연주방식으로 마찰을 빚는 박준영, 끊지 못하는 박준영과 이정경의 관계, 어느정도 잠잠하다 싶으면 튀어나오는 아버지의 채무. 이 외에도 이정경과 한현호(김성철)의 관계, 윤동윤(이유진)과 강민성(배다빈)의 관계, 박준영과 경후재단과의 관계, 채송아의 대학원 진학여부 등. 남은 4회 안에 충분히 풀어낼 수 있는 분량이지만, 다음주 방송도 도돌이표가 될 경우 속도는 빨라지고, 보는 이들도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작가는 기획의도에서 작품에 대해 ‘지난날의 사랑과 지난날의 사람에게 안녕을 고하는 이야기. 그렇게 천천히 정을 떼고 내일을 향해 씩씩하게 걸어 나가는 이야기. 지금은 애달파하며 아파할지라도 언젠가 문득 생각나면, 용기 내 다시 들여다보고 웃으며 추억할 수 있을, 그리고 또다시 잘 넣어놓을 수 있을, 그러나 나도 모르게 눈물이 조금 날지도 모르는 그런 이야기’라고 했다.
마지막까지 그 아련하고 굳센 마음이, 스물아홉 불안한 청춘의 성장과 사랑이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