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투자 열풍 속에 외국인투자가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5%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인이 상장 직후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큰 위험 없이 손쉽게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공모주에 대한 외국인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4.64%에 그쳤다. 기관투자가의 평균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37.81%로 외국인보다 크게 높았다. 하이일드펀드와 코스닥벤처펀드는 각각 61.10%, 47.34%로 집계됐다. 의무보유확약은 기관투자가가 공모주를 상대적으로 많이 배정받는 조건으로 상장 후 일정 기간 공모주 보유를 의무화하는 제도다. 의무보유확약을 내걸지 않으면 배정 수량은 적지만 상장 후 즉시 공모주를 내다 팔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공모주 열풍의 주역 ‘SK바이오팜(326030)’의 경우 외국인은 전체 공모주의 31.02%(약 607만주)를 받았지만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0%’였다. SK바이오팜은 코스피 입성 첫날 몸값이 두 배 이상 뛰어 12만7,000원에 마감했고 이후에도 상승세를 유지하며 한때 26만9,500원까지 솟아올랐다. 매매에 족쇄가 없는 외국인은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매물을 쏟아내며 차익을 실현했다. SK바이오팜의 상장 직후 일주일간(7월2~9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SK바이오팜(순매도 7,417억원)을 가장 많이 팔았다. 이 기간 개인은 외국인이 내놓은 물량을 적극 담으며 같은 기간 SK바이오팜을 5,88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김 의원은 “외국인이 의무보유확약을 하지 않고 물량을 배정받아 단기간에 차익실현을 하려는 경향이 커 보인다”며 “신규로 매수하는 개인은 단기 오버슈팅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니 추격 매수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