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철새이동경로 네트워크 사이트’(FNS. Flyway Network Sites) 등재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울산시는 환경부에 태화강 등 주요 철새 서식지를 철새 이동 경로 네트워크 사이트 등재 후보지로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신청 지역은 태화강, 외황강 등 하천 구역과 인공 습지로 조성된 회야호, 선암호 등 4곳이다. 면적은 총 55.14㎢며 태화강이 전체 면적의 90%를 넘어 서식지 명칭은 ‘울산 태화강’으로 정해졌다.
울산시는 지난 2013년에도 태화강 언양에서 명촌까지 구역을 대상으로 FNS 등재에 도전한 적이 있다. 그러나 물새 개체 수는 충분하지만, 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등재가 유보됐다.
이번에 외황강, 회야호, 선암호까지 대상지를 늘린 것도 종 다양성 문제와 무관하지는 않다. 이로 인해 36종에 불과하던 종이 67종으로 늘었다.
FNS는 등재 대상을 물새로 한정한다.
세부 등재 조건은 정기적으로 2만 마리 이상 부양, 전 세계 1% 이상의 개체 수 부양, 5,000마리 이상 중간 기착지 역할, 멸종 위기종 상당수 부양 등이다. 4가지 조건 중 한 가지 이상을 충족해야 하는데 태화강은 3가지를 충족한다. 물새 2만1,000여 마리를 정기적으로 부양하고 있고, 전 세계 1% 이상의 개체 수를 3종(큰기러기 1.67%·중대백로 1.91%·원앙 2.51%) 부양하고 있다. 또 백로 5,000여 마리의 중간 기착지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멸종 위기종 부양 여건은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이 정한 국제적 멸종 위기종인 노랑부리백로와 붉은어깨도요는 2010년 각각 1개체가 관찰된 이후 자취를 감췄다.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 위기종인 큰기러기(50마리), 검은머리물떼새(2마리), 흰목물떼새(19마리) 등 총 3종 71마리가 서식하고 있으나 ‘상당수 부양’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울산시는 등재 신청서에 “태화강 철새 서식지는 산업수도 울산 심장부를 관통하고 있고, 대한민국 경제 성장 중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다른 철새 서식지와 차이점이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신청서를 받은 환경부는 FNS 등재 요청 공문을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 파트너십’(EAAFP·East Asian-Australasian Flyway Partnership) 사무국에 제출한다. 사무국은 내부 검토를 거친 뒤 3명 이상 전문가로 구성된 워킹 그룹 검토를 2주간 받고, 현장 실사 뒤 의장에게 등재를 건의한다. 시는 11월 중순 예정된 현장 실사 일정 등을 고려해 올해 안에 등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철원 평야, 한강 하구, 천수만, 순천만, 우포늪, 낙동강 하구, 송도갯벌 등 16곳이 FNS에 등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