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일평생 고독과 침묵뿐…'봉쇄수도원 카르투시오'의 삶을 엿보다

영화 '봉쇄수도원 카르투시오' 19일 개봉

경북 상주 분원 아시아 유일의 봉쇄수도원

1,000년여 존재 숨겨져오다 2005년 공개

코로나19 시대 진정한 삶의 의미 일깨워

봉쇄수도원 카르투시오의 한 수도사./사진제공=커넥트픽쳐스봉쇄수도원 카르투시오의 한 수도사./사진제공=커넥트픽쳐스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기 위해 평생 세상과 단절된 채 혹독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세상과 동떨어진 은신처 내 독방에서 생활하며 대화가 금지되고, 식사도 하루 한 끼로 제한된다. 고독과 침묵을 기도로 이겨내며 죽어서도 가족에게 돌아가지 않겠다는 서약을 해야 한다.

바로 봉쇄수도원 카르투시오 수도사들의 이야기다. 1084년 성 브루노가 설립한 카르투시오 수도회는 1,000년 동안 외부에 공개되지 않다가 2005년 프랑스 감독 필립 그로닝의 다큐멘터리 ‘위대한 침묵’을 통해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카르투시오회는 트라피스트회와 함께 가톨릭 내에서도 가장 엄격하고 검소한 수도회로 손꼽힌다.


국내에도 경북 상주에 아시아 유일의 카르투시오 봉쇄수도원 분원이 설립됐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요청으로 지난 2004년 문을 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까지는 국내에 봉쇄수도원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알려지지 않았다가 지난해 국내 한 방송사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돼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수도사들의 삶을 다룬 국내 다큐멘터리 영화 ‘봉쇄수도원 카르투시오’이 11월19일 개봉한다. 영화는 평생 봉쇄구역을 떠나지 않고 침묵과 고독, 가난의 삶을 살아가는 수도사들의 삶을 조명한다. 상주 분원에는 한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크로아티아 출신 6명의 종신수사와 국내외 국적의 평수사까지 총 11명의 수도사들이 생활하고 있다.

수도사들은 평생 봉쇄구역을 벗어날 수 없다. 1년에 딱 2차례 가족들과의 만남이 허락되지만 그마저도 수도원 안에서 이뤄지며, 식사는 같이할 수 없다. 공식일정은 하루 4차례 단체 미사가 전부다. 카르투시오회 헌장에 따라 독방에서 생활하며, 수도사들 간 대화가 금지되고, 식사도 하루 한 끼로 제한된다. 매주 한 차례 진행되는 단체 산책과 식사 시간에만 잠깐의 대화가 허락된다.

영화는 기존 방송에는 빠진 성탄절을 포함한 겨울 이야기를 추가해 사계절 수도사들의 삶을 완성하고 있다. 좁은 방 안에서 오직 십자가만 바라보는 이들의 소박하고도 극도로 절제된 삶을 통해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도래한 언택트 시대에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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