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다시 '온라인 콘서트'로 찾아온 BTS… 볼거리도 소통도 '업그레이드'

2월 예정했던 'Map of the Soul' 투어 온라인 버전

6월 '방방콘'보다 8배 늘어난 제작비, AR·XR 등 동원

체조경기장 대형 무대 4곳 누비며 웅장한 볼거리

우주 한복판·고속 엘리베이터 속 있는 듯한 느낌

온라인 화상 통해 전 세계 관객들과 소통 시도해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10일 열린 ‘Map Of The Soul ON:E’ 온라인 콘서트에서 ‘DNA’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방탄소년단 멤버들이 10일 열린 ‘Map Of The Soul ON:E’ 온라인 콘서트에서 ‘DNA’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터지면서 멤버들과 즐겁게 공연하고 팬 여러분과 호흡하는 걸 제일 하고 싶었는데, 왜 이런 걸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억울한 게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여러분을 보게 돼 행복하네요. 저희가 준비했던 게 마음에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10일 열린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온라인 콘서트 ‘Map Of The Soul ON:E’가 앵콜 무대까지 끝나고 각자 소감을 말하는 시간, 멤버 지민은 울먹이며 말했다. 지난 6월 온라인으로 ‘방방콘 더 라이브’ 공연을 열었지만 직접 관객과 만나는 공연을 할 수 없었던 부담감을 보여주는 듯 했다. 다른 멤버들의 소감도 비슷했다. 슈가는 “오늘 공연 전까지 우리가 뭘 하는 사람들인지 까먹고 있었다”며 “투어로 관객들과 만날 수 없어서 붕 뜬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그간의 공연에 대한 갈증을 풀겠다는 듯 6월 방방콘보다 8배가량 많은 제작비를 투자해 증강현실(AR)·확장현실(XR) 등 첨단 기술을 동원해 볼거리를 선사했다. 이날 공연은 방탄소년단이 지난해와 올해 내놓은 ‘Map Of The Soul’ 시리즈 앨범 수록곡들을 중심으로 꾸몄다. 리더인 RM은 “작년 월드투어를 마칠 무렵부터 공연을 준비했다”며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진행할 수 없어 아쉬웠는데, 이렇게 온택트 에디션으로 보여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6개의 서로 다른 앵글을 실시간으로 선택해 감상할 수 있는 ‘멀티뷰 라이브 스트리밍’도 선보였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Map of the Soul ON:E’ 콘서트에서 첫 곡으로 ‘ON’ 무대를 꾸미는 모습.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방탄소년단 멤버들이 ‘Map of the Soul ON:E’ 콘서트에서 첫 곡으로 ‘ON’ 무대를 꾸미는 모습.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이들은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체조경기장) 전체를 활용해 꾸민 4개의 대형 무대를 누비며 전 세계에서 접속한 관객들을 울리고 웃겼다. 공연이 시작되고 영상 속에서 베일로 몸을 감싼 채 나왔던 멤버들은 그 모습 그대로 무대에 등장, 지난 2월 발표했던 ‘ON’을 첫 곡으로 불렀다. 당시 무대에서 선보였던 마칭밴드 퍼포먼스가 다시 등장했다. 첫 곡이 끝나고 방탄소년단은 ‘N.O.’, ‘We Are Bulletproof Pt.2’, ‘디오니소스’ 등을 부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방탄소년단은 공연 중간중간 AR 등 기술로 볼거리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RM이 솔로곡 ‘페르소나’(Persona)를 부르는 중간 거대한 RM의 모습이 AR 형태로 무대에 올라오기도 했다. ‘블랙스완’ 무대를 펼칠 때는 무대의 좌우와 뒤, 바닥까지 물속에 있는 듯 한 화면을 채웠다. 공연 막판 ‘DNA’를 부를 때는 우주 한 복판에 있는 것처럼, ‘쩔어’를 부르는 동안에는 무대 전체를 거대한 엘리베이터처럼 컴퓨터그래픽(CG)이 감싸며 속도감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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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필수 덕목인 관객과의 소통은 화상 연결을 통해 시도했다. 방방콘에서는 관객들의 실시간 채팅으로 해결했다면, 이번엔 관객 중 사전 응모를 통해 선발된 수백 명의 웹캠을 통해 영상과 함성소리를 공연장에 전달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목소리가 들리고 열기와 모습이 보이는 게 이곳에 팬 여러분이 없지만 있는 것 같다”(뷔) 는 반응을 보였다.

10일 방탄소년단 ‘Map of the Soul ON:E’ 온라인 콘서트 앵콜 무대에서 멤버 정국(가운데) 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10일 방탄소년단 ‘Map of the Soul ON:E’ 온라인 콘서트 앵콜 무대에서 멤버 정국(가운데) 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이들은 약 20곡을 부르며 팬들과 공연장에서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랬다. 앵콜 무대가 시작되면서는 화면에 등장한 전 세계 팬들을 배경으로 ‘버터플라이’, ‘런’을 불렀다. 최근 빌보드 핫100 차트 1위에 오른 히트곡 ‘다이너마이트’도 앵콜 무대에 등장했다.

멤버 제이홉은 “온라인 공연은 도전이었다. 이 상황 속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했던 마음의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고, 정국은 “목소리 들으며, 얼굴 보며 공연할 수 있다는 자체에 큰 감사를 느꼈다”고 말했다. 진은 “이번 공연은 50%의 재미를 느낀 것 같다”며 “(팬과 함께 하는) 100%의 재미를 되찾기 전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을 마무리하며 RM은 영어로 “우리는 모두 강하다. 눈보라도 비바람도 뚫고 우리는 길을 찾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시대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다짐을 남겼다. 이에 화답하듯 팬들이 공연 내내 응원봉 ‘아미밤’을 통해 보낸 응원도 마칠 무렵에는 1억건을 넘어섰다.

방탄소년단은 11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온라인 콘서트를 연다. 셋리스트에 변화를 줘 다양한 무대를 꾸밀 계획이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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