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11일 북한이 공개한 새로운 무기들과 관련해 “우리의 방어능력도 점검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극성-4형’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향상된 무기체계를 과시했다. NSC는 이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냈으나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지는 않은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북한의 ICBM 등을 거론하면서 “새로운 무기체계들의 전략적 의미와 세부사항을 계속 분석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NSC 상임위원들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연설 내용을 분석하고 상호 무력충돌과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남북 간 여러 합의 사항들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그러나 ICBM보다는 달라진 김 위원장의 태도에 주목하는 기류가 엿보인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을 통해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를 언급하며 우리 측에 유화 메시지를 보냈다.
NSC 상임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향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간 종전선언을 거듭 촉구하는 가운데 이날 NSC 역시 최대한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방향으로 메시지를 조율한 것으로 분석된다.
NSC 상임위는 다만 서해상 우리 국민 사망 사건이 조기에 규명될 수 있도록 우리 측 요구에 북한이 전향적으로 호응해줄 것을 촉구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북한에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 피살 사건을 공동조사하자고 제안했으나 북한은 이에 대한 응답이 없는 상태다.
외교부는 이날 김 위원장의 열병식 연설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9월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종전선언과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구상 제안에 대한 북측의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북한이 대화에 조속히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윤홍우·김인엽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