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ICBM은 미국 본토까지 타격이 가능하며 특히 워싱턴 D.C.와 뉴욕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돼 북한의 미사일 성능이 한층 위협적이라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 열병식에서는 신형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4~6 연장 등 초대형 방사포, 전차포 및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한 스트라이커 장갑차와 신형 전차, 다기능 레이더와 미사일(TOR)을 탑재한 신형 지대공미사일(SAM)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신형 ICBM과 SLBM은 북한의 최신 미사일 기술이 집약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신형 ICBM은 길이와 직경이 확대돼 1만3,000km 이상의 사거리를 확보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탄두부의 크기가 증가한 것으로 미뤄 탄두 2~3개가 들어가는 ‘다탄두 미사일’ 형태로 발전한 게 특징이다.
다탄두 ICBM은 미국과 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 군사 강국들만 보유한 전략무기로 동시에 2곳 이상을 타격할 수 있다. 하나의 ICBM에 2개의 탄두를 장착하고 발사했을 때 두 탄두의 타격 지점 간 최대거리는 평균 1,000km이다. 워싱턴 D.C.와 뉴욕 간 거리는 약 400km로 북한의 신형 ICBM이 충분히 동시 타격 가능한 거리다.
탄두의 폭발력도 향상됐다. 기존 ICBM은 최대 500킬로톤(kt)의 폭발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고, 신형 ICBM의 탄두 폭발력은 이 보다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1kt는 일반 군용폭약(TNT) 1,000톤의 폭발력과 같다.
신형 ICBM의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는 11축 22륜(바퀴 22개)으로 식별됐다. 지난 2017년 11월 발사한 ICBM ‘화성-15형’의 TEL은 9축 18륜인 가운데 바퀴 축은 2개, 바퀴수는 4개가 늘어난 셈이다.
신형 SLBM 역시 다탄두 형태로 개발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 SLBM은 북한이 건조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3,000톤급 잠수함이나 4,000~5,000톤급 잠수함 탑재용으로 보인다.
이번 열병식에서 공개된 다양한 발사관을 갖춘 600㎜ 구경의 초대형 방사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비슷한 사거리를 갖추고 있으며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경기대 북한학과 겸임교수)는 “북한은 사거리와 탄두 중량이 증가되고 다탄두 탑재가 가능한 신형 ICBM을 통해 미사일 기술이 상당히 발전했음을 보여줬다”며 “이제는 북한이 우리나라와 주변국은 물론 미국 등 전세계를 미사일로 위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분석했다.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도 “북한은 모든 국력을 군사력에 집중하는 것으로 미뤄 신형 ICBM과 SLBM은 외형 뿐 아니라 정밀타격 능력 등 성능과 기술도 수준급으로 확보했을 것”이라며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