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같은 스타트업에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장벽)’ 같던 대형 게임 개발업체들이 ‘삼성전자와 함께 (개발을) 한다’고 하니 선뜻 만나줬습니다. (삼성전자의) 이런 도움이 없었으면 지니웍스의 성공도 없었거나 더 늦어졌을 거에요.”
게임 기반의 개방형 광고 플랫폼으로 뜨고 있는 지니웍스. 이앙(46) 지니웍스 대표는 본지와 만나 지난 2016년부터 2년간 삼성전자와의 협업 당시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잘나가던 통신 대기업을 다니다 2015년 지니웍스를 창업했다. 창업멤버는 6명. 아이디어는 참신했지만 이를 해결할 기술력이 부족해 난관에 부딪혔을 때 정부의 주선으로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삼성페이를 대중화할 방안을 고민하던 삼성전자를 만났다.
지니웍스와 삼성전자는 의기투합해 중소벤처기업부의 ‘공동투자형 기술개발사업’에 공동과제를 제출하고 2016년 12월부터 ‘게임 기반의 개방형 광고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플랫폼 사용자에게 간단한 게임을 제공해 흥미·광고·판매 효과를 높이는 게 목표였다. 이 대표는 과제 책임을 맡았고 9명의 개발자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직원 등 14명이 1년이 넘게 머리를 맞댔다. 일주일에 2~3번의 밤샘작업은 예사였다.
대기업인 삼성전자 직원들이 신생 스타트업인 자신들보다 더 맹렬하게 기술개발에 매달리는 걸 보자 이 대표는 물론 직원들까지 자극을 받았다. 수원의 삼성전자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다 퇴근을 해도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지니웍스 강남 사무실로 되돌아 와 개발회의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밤샘연구가 경쟁이 됐다. 이 대표는 “창업 이후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기술개발을 할 때처럼 야식을 많이 먹어본 적이 없다”고 회고했다.
삼성전자와의 협업은 지니웍스에 난제를 푸는 열쇠가 됐다. 지니웍스의 광고 플랫폼에 꼭 필요한 고객 성향 분석이나 이벤트 기간, 참여자 보상방식 등 다양한 데이터와 컨설팅이 필요했는데 삼성전자가 이를 해결해 준 것이다. 더구나 삼성전자와 협업을 한다고 하자 대형 게임사들도 서스럼없이 만나 주고 기술 아이디어도 줬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방대한 고객 정보와 네트워크는 시장이 원하는 서비스와 플랫폼을 개발하는 시간을 앞당겼다”고 강조했다.
2년 만에 광고 플랫폼을 개발한 지니웍스는 CJ ONE나 CU, SK텔레콤 등 다양한 기업과 제휴를 맺으며 다양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니웍스의 쇼핑 플랫폼인 ‘픽앤유니크’도 입점업체가 400곳으로 확대됐고, 삼성전자의 다양한 채널에서 활용됐다. 삼성전자는 삼성벤처투자사에 지니웍스를 추천해 10억원의 추가 유치가 성사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지니웍스의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이다. 2016년 8억원에 불과하던 지니웍스는 지난 해 57억원, 올해 100억을 목표로 급성장하고 있다.
중기부는 지니웍스와 삼성전자와 같은 협업 성공사례가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지니웍스가 선정됐던 공동투자형 기술개발사업은 소재·부품·장비와 ‘빅3(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형자동차)’까지 지원분야가 확대됐다. 이 사업은 중기부와 투자기업이 먼저 협약기금을 조성한 후 기술개발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난 9월까지 85개 투자기업이 참여해 6,917억원 규모 협약기금이 조성됐다. 이중 978개 과제에 4,806억원의 기금이 지원됐다. 투자기업에는 삼성전자 외에도 현대차, LG전자 등 국내 대표 대기업 18곳이 참여했다. 이 대표는 “초기 스타트업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기술로 개발해 사업화에 성공하는 사례가 드물다”며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의 노하우가 지원된다면 성공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