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펭수.덮죽 논란처럼... 상표권 등록 미리 안하면 표적된다

덮죽 최초 출원인은 21개 상표권 출원한 개인

방송 나간 후 8일 만에 등록

싹쓰리·펭수 등 인기 편승한 출원인도 다수

특허청 "선출원주의지만 부정한 목적있으면 등록 불가"

MBC가 올해 7월10일 등록한 ‘싹쓰리’ 상표(위). 아래는 한 개인이 디자인까지 유사하게 MBC보다 9일 먼저 등록한 싹쓰리 상표. /사진제공=특허청MBC가 올해 7월10일 등록한 ‘싹쓰리’ 상표(위). 아래는 한 개인이 디자인까지 유사하게 MBC보다 9일 먼저 등록한 싹쓰리 상표. /사진제공=특허청



지상파 인기 방송프로그램에서 나온 ‘덮죽’의 상표권을 제3자가 활용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회사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포기한다고 밝혔지만 이처럼 유행을 타고 타인의 잠재적인 상표 권리를 침해하는 사례들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덮죽’ 관련 상표권은 올해만 총 6개가 출원됐다. 출원인은 총 3명이다. 최초 출원자는 덮죽 프랜차이즈 논란을 불러일으킨 올카인드코퍼레이션이 아닌 인천시 남동구에 사는 개인(이모씨)이다. 덮죽이 최초로 방송되던 때는 올해 7월8일이었는데 이씨는 같은 달 16일 바로 특허 출원을 했다.

골목식당서 덮죽을 선보인 최민아씨는 이모씨보다 늦게 ‘THE신촌’s 덮죽‘, ’시소덮죽‘, ’소문덮죽‘ 등 상표권을 출원했다. 프랜차이즈 논란을 일으킨 올카인드코퍼레이션은 이들 중 가장 늦게 9월4일 ’덮죽덮죽‘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처럼 대중적 인기가 있는 방송, 유행 등의 상표권을 제3자가 취득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덮죽 상표권을 가장 빠르게 출원한 이씨는 2012년부터 21개 상표권을 출원했다. SBS의 인기 프로그램인 ’불타는청춘‘의 상표권 심사에 통과해 등록되기도 했다. 다만 상표권 사용용도가 화장품 등에 한정된다.



MBC 인기 예능 놀면뭐하니의 에피소드인 ’싹쓰리‘ 상표의 경우에도 최초 방송일(5월 말) 이후 25개 상표권이 출원됐다. MBC가 아닌 개인과 기업들은 ’싹쓰리 떡볶이‘, ’싹쓰리닷컴‘, ’싹쓰리치킨‘ 등 변형한 상표까지 출원한 상황이다. 싹쓰리 원작자인 MBC는 싹쓰리 상표를 7월10일에 등록했는데 이보다 더 빠르게 등록된 제3자의 상표만 9개다. MBC보다 9일 먼저 싹쓰리 상표를 등록한 대구 거주 김모씨는 싹쓰리 상표 디자인까지 똑같이 등록할 정도다.

이처럼 유행에 맞춘 상표권을 서로 먼저 등록하는 것은 손해배상을 통해 수익을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상표권의 경우 선출원주의가 적용된다. 가장 먼저 상표 출원을 한 사람, 기업이 권리를 얻는 것이다. 특히 상표권을 출원하는 데 드는 비용은 많아야 20만원 정도라 큰 부담이 없어 이슈가 생길 때 상표권만 출원하는 사람과 브로커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표권을 아무리 먼저 출원해도 실제 사업을 하지 않거나 부정한 목적이 확인되면 거절되기 때문에 가장 빨리 출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한다. 특허청 관계자는 “실제 올해 1월에도 EBS의 인기 캐릭터 ‘펭수’ 상표권에 대해 제3자 상표 등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며 “특허청은 타인의 신용에 편승해 경제적 이득을 취득하려는 부정한 목적을 없애기 위해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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