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눈덩이 대출부실의 악령…방치하면 '경제뇌관' 된다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액이 최근 3년 반 사이 40% 넘게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의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은행권의 주담대 잔액은 2016년 말 324조원에서 올 6월 말 341조원으로 5%가량 늘어난 반면 연체액은 5,100억원에서 7,500억원으로 47%나 크게 늘었다. 보험과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역시 주담대 규모는 6월 말 110조원으로 0.8% 증가했는데 연체액은 1조5,828억원으로 45%나 수직 상승했다. 대출규제가 심해지자 대부업 등 비제도권에서 평균 14%의 고리로라도 빚을 내려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대부업의 주담대는 규제가 본격화한 2017년 ‘8·2대책’ 이후 늘기 시작해 올 6월 말 1조5,616억원으로 2017년 말(3,877억원)보다 네 배 이상 폭증했다.


부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데도 가계대출 급증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은 957조9,000억원으로 한 달 새 9조6,000억원이나 늘었다. 월별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8월에 이어 두 번째로 크게 늘어난 것이자 9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다. 전셋값이 급등한데다 자영업자들까지 생존을 위해 대출을 일으킨 결과다. 이러다 보니 코로나19가 본격화한 4월 이후 매달 4,000건 안팎의 개인파산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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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의 부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7월 말 0.48%까지 치솟았고 이자도 내지 못하는 개인사업자대출은 1조원을 넘었다. 정부는 중소기업 등의 금융권 대출을 내년 3월 말까지 일괄 연장하도록 했는데 이후 숨겨진 부실이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이 자명하다. 전셋값 급등으로 집주인이 임대보증금을 내주지 못하는 ‘깡통 전세’의 우려마저 높아지고 있다.

지금의 대출 부실은 금융당국 차원에서 해결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커졌다. 범정부 차원에서 태스크포스를 꾸려 부실이 사회문제화하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부실 문제 해결이 연착륙에 실패할 경우 우리 경제는 감당하기 힘든 충격을 겪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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