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금융권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소상공인 대출과정에서 신용카드 발급과 보험 가입 등 다른 금융상품을 끼워파는 것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손 위원장은 14일 제25차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대출과 관련 일명 ‘꺾기’, ‘끼워팔기’ 등 구속성 금융상품 판매에 대한 우려가 국정감사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며 “은행, 보험, 카드 등 금융권에서는 창구에서 소상공인 등 금융소비자의 의사에 반하는 끼워팔기가 없는 지 스스로 점검하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 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2일 금융위 국감에서는 은행들이 코로나19 소상공인 대출 시 소상공인들에 신용카드 등 금융상품을 함께 끼워 판매하는 것을 두고 지적이 잇따랐다. 금융감독원이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코로나19 대출 관련 시중은행의 자체 점검결과’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실행된 코로나19 1·2차 대출 67만7,324건 중 다른 금융상품에 함께 가입한 대출은 22만8,136건에 달했다. 이는 전체 대출의 34% 수준으로, 세 건 가운데 한 건 꼴로 끼워팔기가 발생한 셈이다.
손 부위원장은 이날 코로나19 이후에 대비한 금융정책 추진경과도 점검했다. 혁신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 2회차부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건복지부·국토교통부 등 협업부처를 다각화해 다음 달 초 미래 차·바이오화학·첨단의료기기 등 다양한 부문의 혁신기업을 168개 이상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 앞서 금융위는 혁신기업 32곳을 우선 선정하고 이중 자금수요가 있는 16개 기업에 약 2,111억원을 지원했다. 한국판 뉴딜과 관련해서 관계기관과 친환경에너지·미래차·인공지능(AI) 등 뉴딜 분야별 투자설명회를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연다.
공매도 금지 연장에 따른 파생상품 시장도 점검했다. 내년 3월 공매도 재개를 위해 불법공매도 처벌 강화, 개인투자자 공매도 접근성 제고 등 제도를 보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디지털금융과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디지털금융 협의회를 2차례 개최하고 플랫폼 기업의 금융진출에 따른 영향, 금융분야 인증·신원확인 제도개선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말까지 수차례 회의를 열어 공정경쟁 기반을 강화하고 오픈뱅킹 고도화 방안 및 마이데이터 정보제공 범위 등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포용금융 정책으로 30일 이하 연체자 및 코로나19 피해자 등에게만 적용되던 채무조정 개시 전 상환유예 제도를 전체 연체자에게 확대하는 등 신용회복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서민금융법 개정 및 소비자신용법 제정도 신속히 추진해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들 정책과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올해 말까지 업계·전문가·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통해 내년도 금융위 업무계획에 추가 과제를 반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