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개포동 신축 단지인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94㎡의 이달 8일 전세 실거래가는 17억원이다. 지난 7월 15억원 이후 3개월이 채 안 돼 2억원 오른 것이다. 대치동 대장 아파트 중 하나인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97㎡도 8월 17억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진 바 있다. 중개업소에서는 조만간 20억원 거래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 난민이 연쇄 이동하면서 전용 84㎡ 기준으로 전세가가 강남은 20억원, 서울 비강남권 및 수도권 인기 단지는 10억원, 하남은 7억원 시대를 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68주째, 수도권은 62주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우선 강남은 매매가는 약보합이지만 전세가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 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강남 3구 아파트 전세가는 이번 주 모두 전주보다 상승폭을 넓혔다. 강남구가 0.09%에서 0.10%로, 서초구가 0.07%에서 0.08%로 상승했으며 송파구도 0.08%에서 0.11%로 올랐다.
전세난은 비단 강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내 비강남 지역에서도 전용 84㎡가 10억원을 넘는 전세 거래가 우후죽순 나오고 있다. 최근 전용 84㎡가 20억원에 거래되며 화제를 모았던 동작구 신축단지 ‘아크로리버하임’이 대표적이다.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75㎡는 8월26일 10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마포구의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84.98㎡도 8월 10억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고 ‘래미안마포리버웰’ 84.99㎡도 10억원에 근접한 9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경기도에서는 과천에 이어 판교도 30평형 전세 10억원 시대를 열었다. 판교 백현동 ‘백현마을 6단지’ 84㎡가 지난달 말 10억원에 전세 계약된 후 10월 들어서도 10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과천의 경우 중앙동 ‘푸르지오써밋’을 비롯해 원문동의 ‘래미안슈르’ 등 인기 단지들이 이미 오래전에 10억원을 넘겼다.
하남도 이미 30평형대 전세가 7억원대에 여럿 거래됐다.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외곽 지역의 전세가와 비슷한 수준인 셈이다. 학암동의 ‘위례롯데캐슬’은 전용 84.98㎡가 이미 8월부터 전세가가 7억4,000만원을 기록했고 덕풍동의 ‘하남풍산아이파크1단지’는 지난달 말 전용 84.97㎡가 7억원에 근접한 6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한편 강남구 아파트 값은 18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떨어지고 있어서다. 현장에서는 매매 물건도 하나둘 쌓여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아직 본격적인 하락장이 시작된 것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남구의 한 주 변동률이 마이너스가 나왔다고 집값이 내리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아직은 여전히 ‘똘똘한’ 집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있고 시장을 관망하는 강보합세가 지배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