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만나 현대차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에 대해 논의할 뜻을 밝혔다. 중고차 시장 진출을 놓고 평행선인 현대차와 중고차업계가 타협점을 찾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15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박영선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서 스마트슈퍼 1호 개장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대차의 중고차 매매업 관련 질문에 “(정 회장을 만나) 의견을 교환할 필요가 있다”며 “오늘 열린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정 회장과) 같은 엘리베이터를 탔지만, (중고차 진출 관련) 이야기를 안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은 사실상 중기부가 결정한다. 중고차 매매업자로 구성된 단체는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생계가 어려워진다며 지난해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중기부에 건의했다. 생계형 업종으로 지정된 업종에 진출한 대기업은 법적으로 제재를 받게 된다. 사실상 현대차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이 막히는 것이다. 앞서 생계형 업종 1차 판단기관인 동반성장위원회는 생계형 업종 지정에 대해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냈고 중기부는 이 의견을 전달받아 최종 업종 지정을 결정한다.
그동안 박 장관은 더 이상 생계형 업종이란 규제를 통해 현대차와 중고차 매매업자의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양측이 만족할만한 타협점인 상생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박 장관은 “시대가 변해 어느 한 쪽만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 회장이) 상생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내연기관차를 미래차로 바꾸는 과정을 예로 들면서 “중기부가 현대차에 내연기관차의 부품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을 둘 수는 없는 것”이라며 “(현대차가) 자금을 출자하는 식으로 하나의 상생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중고차 매매업자가 만족할만한 상생안을 내놓는 게 관건이다. 중고차업계에서도 상생안을 보고 생계형 업종 지정을 논의하자는 의견과 생계형 업종 지정 외에 방법이 없다는 강경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편, 중고차 매매업은 약 2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가 지난해 초 지정 기한이 만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