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내 성폭력’ 이슈가 불거졌던 지난 2016년 당시 ‘미투 의혹’에 휘말렸다 검찰에서 혐의를 벗은 박진성(42) 시인이 자신의 SNS를 통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잠적했다가 서울에서 소재가 파악됐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박 시인은 이날 오후 8시50분경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강로지구대를 직접 찾아와 자신의 생존을 알렸다.
경찰은 박 시인에 대해 극단적 선택 우려가 있었던 만큼 자살우려신고센터 등과 연계해 귀가 조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박 시인은 지난 14일 오후 10시45분경 SNS에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고 15일 오전 10시까지 주변 지인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경찰이 신변 확인에 나섰다.
박 시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점 찍어 둔 방식으로 아무에게도 해가 끼치지 않게 조용히 삶을 마감하겠다”면서 “다음 세상에서는 저의 시집 계약이 부당하게 단지 의혹만으로 파기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박 시인은 “멀리 저 세상에서 이곳을 열렬히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곳의 삶은 충분히 행복하다는 걸 아시길. 모두가 행복하진 못하더라도 더 불행해지진 마시길, 간곡하게 두 손 모아 마지막으로 기도한다”고도 썼다.
박 시인은 이어 “그날(거짓 미투)이후 ‘성폭력 의혹’이라는 거대한 그림자를 끌고 다니는 것 같다. 견딜 수 있을 때까지 견뎌 보고 견딜 수 없을 때까지도 견뎌 보았으나 매년 10월만 되면 정수리부터 장기를 관통해서 발바닥까지 온갖 통증이 저의 신체를 핥는 느낌”이라고 그동안 자신의 겪은 고통을 전했다.
아울러 박 시인은 “어떤 의혹과 의심과 불신만으로 한 사람이 20년 가까이 했던 일을 못하게 하는 풍토는 사라져야 한다. 꼭 그랬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박 시인은 지난 2018년에도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으나 경찰에 의해 무사히 발견된 바 있다.
최근에는 SNS에 ‘거짓 미투’를 보도한 언론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는 판결을 수차례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