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투약받았던 것으로 알려진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게 미치는 효과가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입원 환자 1만1,266명을 상대로 진행하고 있는 ‘연대 실험’에서 렘데시비르가 환자의 입원 기간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추지 못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이달 초 코로나19 입원 환자 1,062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렘데시비르가 회복 기간을 5일 단축해줬다고 밝힌 바 있다. 렘데시비르는 지난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투약받았던 치료제로도 알려져 있다.
WHO의 연대 실험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다국적 임상시험으로, 렘데시비르 외에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인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항바이러스제 인터페론 등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연구 결과 이들 후보군 중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생존에 크게 영향을 주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숨야 스와미나탄 WHO 수석 과학자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는 지난 6월 이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나머지 후보군에 대한 연대 실험이 30개국에 있는 병원 500여곳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실렸다.
렘데시비르는 당초 에볼라 치료제로 만들어졌지만 임상 결과 코로나19에도 일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을 승인받았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치료제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렘데시비르의 투약 기준은 국가별로 다르지만 주로 산소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투약된다. 우리나라는 5월 특례 수입을 결정한 후 산소치료 대상자에게 사용을 권하고 있다. 13일 기준 국내 62개 병원에서 현재까지 600명의 환자가 렘데시비를 공급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