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일자리가 늘었다는 것 말고는 정부가 약속한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졌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실업자는 100만명을 넘었다.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5.4%로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대신 재정을 쏟아부어 만든 고령층의 단기 일자리만 늘었다. 임금과 소득을 높이면 소비와 투자 증가로 이어진다며 밀어붙인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폐해는 심각하다.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했지만 자영업이 몰락하고 일자리들이 사라졌다.
부동산 정책은 총체적 난맥상 그 자체다. 7월 말 세입자 보호를 명분으로 강행한 임대차 3법이 외려 세입자를 괴롭히는 등 역효과를 낳고 있다. 지난주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8주 연속 상승했고, 수도권의 전세 매물은 씨가 말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마저 ‘전세 난민’이 될 처지에 놓였다. 홍 부총리는 집주인의 실거주 요구로 현재 살고 있는 서울 마포 전셋집에서 쫓겨날 판이다. 자신이 소유한 경기도 의왕 아파트 매각을 추진했으나 세입자의 계약갱신권 요구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의왕 아파트의 집주인·세입자·매수희망자 모두 피해자가 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은 부동산 정책이 얼마나 아마추어적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부동산 정책 부작용이 심각해지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6일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안정론’을 펼쳤다. 홍 부총리 역시 일자리 문제에 대해 “10월부터는 고용 개선세가 재개될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현 정부는 남은 임기 1년 반 동안에도 아마추어 정책에 대한 반성이나 수정 없이 ‘희망고문’을 계속할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