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한파가 서울 지하철 상가에 불어닥치며 폐업 점포가 지난해보다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19일 나타났다. 지하철 이용 승객 수가 코로나19 대확산 이후 전년 대비 69% 수준으로 줄어들자 상인들이 버티지 못하고 줄도산한 것이다. 점포 세 개 중 하나는 공실인 상황에서 서울시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폐업 점포 81개→228개로…코로나 장기화에 8~9달 연체 속출 |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지하철 1~8호선 상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폐업한 점포는 총 228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81개에 비해 2.81배 늘었다. 전체 1,676개 중 13%에 달하는 점포가 불과 9개월 만에 문을 내린 것이다.
상인들은 지하철 이용객의 급감과 동시에 매출이 떨어지자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폐업에 내몰렸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월 1~8호선 승객 수는 1억1,401만명으로 전년 1억2,665만명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다음 달인 3월 9,428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시민들이 코로나19 전파를 우려하며 대중교통을 기피하자 승객 수는 7개월 동안 지난해의 69% 수준을 오르내렸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자 5월과 6월엔 28개 점포가 8개월 이상 임대료를 밀리며 서울시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코로나19 확산 세가 점차 잦아들고 있지만 여전히 서울 지하철 상인들의 시름은 깊다. 계약자 네 명 중 한 명은 1개월 이상 임대료를 체납하며 경영 위기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1~8호선 지하철 계약자 500명(다점포 계약 포함) 중 120명이 현재 1개월 이상 임대료를 내지 못했다. 그 중 서울시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3개월 이상 체납 계약자는 38명으로 ‘잠재적 폐업군’으로 분류된다.
6·7호선 상가 재계약 불발에 1/3은 공실…손실은 서울시 몫 |
대규모 폐업 사태와 맞물려 서울교통공사가 GS리테일과 맺은 6·7호선 유휴공간 임대계약이 끝나면서 지난해 222개(공실률 12%)였던 공실은 537개까지 치솟았다. 전체 점포의 32%가 빈 상태로 남아있는 셈이다. 이는 서울교통공사가 지난 2015년 GS리테일과 점포 369개를 5년 임대하는 계약을 맺었지만, 계약 만료를 앞두고 GS리테일이 손실 발생으로 인해 계약연장을 하지 않은 결과다.
서울교통공사는 새 주인을 찾기 위해 10차례 공개 입찰을 진행했지만 모두 유찰돼 아직 대부분 공실로 남아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386개 공실을 5년 간 827억원에 임대하는 계약을 공개입찰했지만 두 차례 유찰됐다. 이후 이 공실들을 3개·5개 그룹으로 나눠서 임대하는 안도 시도했지만 번번이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에 서울시가 감당해야 하는 손실 임대료 역시 급격히 늘고 있다. 서울시가 자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해 198개 점포가 공실로 남으며 19억9,100만원의 손해를 입었디. 올해는 9월 기준으로 공실이 534개, 손실 임대료만 57억9,600만원에 달한다. 서울시 몫의 손실이 지난해의 세배 규모로 커진 것이다.
임대료 감면 혜택은 12월까지…“선제적 임대료 인하·긴급자금지원 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