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 총수 일가의 부당 내부거래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김민형 부장검사)는 이달 중순 공정거래위원회의 금호그룹 고발 사건을 배당받고 고발장과 심사보고서 등을 넘겨받아 검토 중이다. 검찰이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은 공정위가 지난 8월 말 금호그룹에 대한 과징금 부과 및 고발 방침을 알린 지 약 두 달 만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9개 계열사들이 총수 일가 지분이 가장 높은 금호고속에 ‘꼼수’로 자금을 지원해 총수 일가의 그룹 전체 지배권을 키우도록 했다. 이는 향후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 구도를 만들기 위한 작업이었다는 것이다.
먼저 금호그룹 전략경영실은 2015년부터 해외 투자자문 업체를 통해 금호고속에 투자하는 것을 조건으로 높은 수익률이 보장된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독점사업권을 넘기는 방식의 거래를 한 해외업체와 하기로 했다. 해당 해외업체가 독점사업권을 가져가는 대신 금호고속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도록 하는 게 거래 내용이었다. 이 업체는 금호고속 BW 1,600억원어치를 무이자로 인수했다.
그런데 2016년 8월부터 2017년 4월까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해외업체 간 거래가 지연되면서 금호고속 자금 사정이 어려워졌다. 이에 금호그룹은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등 9개 계열사들로 하여금 금호고속에 싼 이자로 돈을 빌려주게 했다.
공정위의 이같은 내용의 고발 사건은 박삼구 전 회장 등 총수 일가를 직접 겨냥해 피고발인으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검찰은 전략경영실 임원들과 박 전 회장 측이 부당 내부거래 의혹을 직접 지시했는지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의혹 해명을 위해 총수 일가가 검찰에 직접 출석해 조사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