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LG화학 다시 사는 개미...'분노의 매도' 끝났나

최근 8거래일 1,729억 순매수

고배당 등 주주 달래기 이어

외인 1조 넘게 사들인 영향도




LG화학(051910)의 배터리 사업부문 분할 소식에 분노해 대규모 ‘팔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다시 LG화학의 주식 매수에 나섰다. LG화학이 향후 3년간 주당 1만원 이상의 현금 배당을 지급하겠다는 등의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자 일부 개인의 마음이 돌아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수가 꾸준히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8거래일 동안 LG화학 주식 1,729억원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113억원치를 순매수했고 기관은 2,978억원치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LG화학을 가장 많이 사들인 투자 주체는 개인투자자였던 셈이다. 이날은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66억원, 41억원 규모를 순매수했지만 기관이 113억원치를 순매도해 LG화학은 전거래일 대비 0.64%(4,000원) 하락한 61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앞서 개인들은 지난달 17일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문 분사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약 보름간 8,950억원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거센 매도세를 보였다. 주가 움직임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8일까지 하루를 제외한 13거래일 내내 ‘팔자’를 유지해 ‘분노의 매도’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지난주 LG화학이 개인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한 정책 등을 잇따라 발표하며 개인투자자들의 분위기가 사뭇 바뀌었다. LG화학은 이달 12일 사상 첫 잠정실적 공시를 발표하며 올해 3·4분기 사상 최대의 분기 영업이익(9,021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14일에는 올해부터 향후 3년간 주당 1만원 이상을 현금 배당하겠다는 내용의 주주 서한을 배포하기도 했다. 여기다 19일 플라스틱을 대체할 만한 100% 생분해성 신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소식 등이 알려지며 LG화학의 기업 가치가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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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는 외국인들이 꾸준히 LG화학 주식을 매수하고 있는 모습이 개인투자자들을 움직였다는 분석도 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배터리 분할이 무조건 손해라는 인식이 컸는데 시간이 지나며 3·4분기 실적도 좋고 호재도 많은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세도 꾸준히 이어지니 생각이 조금 달라진 사람들도 있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들은 LG화학의 물적분할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17일부터 지금까지 3거래일을 제외한 매 거래일 LG화학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지난달 17일부터 이날까지 순매수한 LG화학 주식은 1조원을 넘는다. 한편 LG화학은 오는 3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20일부터 29일까지 주주 대상으로 배터리 부문 분할에 관한 의견을 묻는 전자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상당 수의 소액주주들이 온라인 채팅방이나 게시판 등을 통해 서로의 전자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어 역대급 투표율이 나오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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