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고경표가 사망을 조작해 자신의 존재를 지운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동시에 죽음으로 위장해야 할 정도로 위협적인 적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21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사생활’(극본 유성열/연출 남건)에서는 먼저 지난 2007년 시작된 정복기(김효진)와 김재욱(김영민)의 사기 파트너십이 차주은(서현)과 이정환(고경표)의 만남과 결혼까지 이어지는 13년간의 드라마틱한 대서사가 전개됐다.
최회장이 별장에서 살해당한 날, 아나운서 ‘정윤경’이었던 정복기 앞에 자신은 ‘생명의 은인’이라며 재욱이 나타났다. 최회장이 뇌물 수수 및 접대 내역이 적힌 비밀 장부 때문에 살해당했으며, 이를 목격한 복기의 목숨도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린 것. 복기로부터 비밀장부를 건네받은 재욱은 그녀가 저수지에 빠져 목숨을 잃은 것으로 위장했다. 그렇게 정윤경이란 이름을 지운 복기는 재욱과 함께 사기의 세계로 들어갔다. 재욱을 ‘교생 선생님’이라 부른 이유였다.
그러나 2019년, 재욱이 돌연 잠적하자, 복기는 스파이 흥신소 사장 정환에게 그의 행방을 찾아달라 의뢰했다. 정환은 ‘고객님’ 복기의 정체가 최회장 살인 사건의 목격자 ‘정윤경’이라는 사실과 재욱과의 커넥션에 대해 GK 김상만(김민상) 실장에게 보고했다. 그런데 의아하게도 이 사건에서 손을 떼고 모든 정보를 UI로 넘기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GK가 모르는 정보가 발생한다는 것도, 타기업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정보가 담긴 USB를 전달하러 나갔다. 그리고 그 현장에서 운명처럼 UI 측 사람으로 나온 주은을 만났다.
목격자 ‘정윤경’의 정체와 최회장 사망과 관련된 모든 정보가 UI에 넘어간 것에 대해 정환은 맘이 편치 않았다. 결국, 복기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고, 타깃이 된 그녀의 도피를 도왔다. 또한, GK를 떠나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재욱이 복기로부터 최회장의 비밀장부를 입수하고, 사기 파트너로 활동하다 또다시 잠적하는 등 수상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를 밝히겠다고 결심했다. 이에 재욱이 은신하고 있는 별장에 침입, 장부를 영상으로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주은과의 결혼식 당일, 식장으로 들어가려던 정환이 의문의 적으로부터 습격을 당했고, 흥신소 일을 도우며 친형제처럼 지내던 천재 해커 최윤석(장원혁)의 아지트로 도망쳤다. 하지만 그가 발견한 것은 싸늘한 시체가 된 윤석이었다. 심지어 그가 보관 중이던 비밀장부 영상이 사라졌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충격에 휩싸인 정환은 자신 때문에 윤석이 살해당했다는 끔찍한 죄책감에 시달렸다.
사람을 죽이면서까지 비밀장부를 원하는 이들이 누구인지 알아내기로 결심한 정환. 먼저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으로부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죽음을 조작했다. 윤석의 시체를 차에 태워 교통사고를 내 신원을 확인하기 어렵게 불태웠고, 자신의 신분증을 현장에 남겼다. DNA 분석을 대비해, 주은과의 신혼집에 있던 칫솔과 머리카락도 윤석의 것으로 바꿔 놓았다. 이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흔적도 없이 지운 것. 지난 방송에서 죽은 줄 알았던 정환이 버젓이 살아 돌아와 위기의 주은을 구할 수 있었던 이유가 이렇게 밝혀졌다.
정환이 사망을 조작하는 동안, 주은 역시 남편이 엮인 ‘이상한 일’을 좇고 있었다. 그리고 반드시 재욱을 찾아야 하는 또 한 사람, 복기가 주은에게 동업을 제안했다. 정환이 사망한 이유에 분명히 재욱이 관련돼 있을 것이라며, 함께 그를 추적하자는 것. 복기에겐 주은이 알고 있는 재욱의 은신처 정보가 필요했고, 복기의 예측이 사실이라면 주은 역시 그로부터 사실을 확인해야 했다. 복수와 뒤통수로 점철된 두 사기꾼의 관계가 점점 더 흥미를 자극한 대목이었다. 몸싸움도 불사했던 철천지 원수 주은과 복기는 목적은 다르지만 같은 목표를 위해 손을 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