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6·25 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중공군 열사능을 참배했다는 보도가 22일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강 국면인 북중 관계의 복원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 인민지원군 조선전선 참전 70돌에 즈음해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찾고 열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이날 참배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를 비롯해 리선권 외무상, 김명식 해군사령관, 김광혁 공군사령관, 리영철 회창군당위원장, 김인철 회창군인민위원장 등이 참가했다.
평양에서 동쪽으로 90㎞ 떨어져 있는 인민지원군 열사묘는 6·25전쟁 당시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부가 있던 곳으로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장남인 마오안잉(毛岸英) 등의 유해가 묻혀 있다.
특히 이번 중국군 참전 70돌은 북한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정주년(꺾어지는 해)이다. 김 위원장이 열사능을 찾은 것은 2013년과 2018년에 이어 세 번째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 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난 19일 시진핑의 베이징 항미원조 전람회 방문에 대한 화답차원의 방문”으로 해석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중국 때리기에 우군이 필요한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존재가 절실하며 미국의 대중 압박의 완충으로서 북한을 활용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북한 역시 미국의 정권 교체기에 중국과의 연대를 강조함으로써 향후 대미협상에서의 우군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코로나19로 국경을 걸어잠궜던 북한이 중국에게는 빗장을 다시 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지난 12일 마이니치 신문은 “북한이 10월부터 남포·청진 등 3개 항구에서 화물선을 받기 시작했고, 11월엔 철도를 이용한 북중 간 화물운송도 허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북중 경제교류가 재개되면서 양국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양 교수는 “현재 코로나로 소원한 관계이나 미국에 대응한 항미원조와 관련한 부분에 있어서는 70년전이나 지금이나 굳건한 연대가 있음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북한이 코로나19 위협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하는 시점부터 중국과의 관계가 급속히 회복될 것이라는 게 양 교수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