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윤석열 "총장 수사배제는 검찰청법 위반…어떤 압력 있어도 소임 다할 것"

수사지휘권- "쟁탈전 하고 싶지 않지만 위법하고 부당한 것은 확실"

라임 수사부실 논란- "중상모략이라는 표현은 저에겐 가장 점잖은 단어"

가족비리 의혹- "아내의 일 관여한 적 없어...근거없는 의혹 제기 부당"

與 의원과 정면 충돌-"尹총장 선택적 정의" 지적에 "과거엔 안그러시지 않았나"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라임자산운용 정관계 로비 의혹, 검찰 인사 문제 등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밝혔다. 법무부 수사지휘권 발동 등으로 검찰 조직 전체에 위기의식이 커지자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는 등 작심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수사지휘권 박탈 이후 ‘식물 총장’이 됐다는 우려에도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소임을 다하겠다”며 자진 사퇴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혔다. 이날 국감은 윤 총장의 거침없는 발언에 더해 그의 답변 태도를 두고 여아가 충돌하면서 올해 국감 중 가장 치열했다.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 부하 아냐=이날 국감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지난 19일 추 장관이 발동한 수사지휘권이다. 해당 조치로 윤 총장은 라임자산운용 사건 및 자신의 가족 비리 의혹과 관련한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빼앗겼다. 이와 관련해 윤 총장은 추 장관의 결정이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감에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장관은 기본적으로 정치인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나 사법의 독립과는 거리가 먼 얘기가 돼버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정사건에서 총장을 배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대다수의 검사와 법률가들이 검찰청법 위반이라고 한다”며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가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윤 총장은 “법무·검찰 조직이 너무 혼란스러워서 특정 사건에 대해 장관님과 쟁탈전을 벌이고 경쟁하고 싶지는 않다”며 “그러나 그것이 위법하고 부당한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라임 수사부실 의혹에도 반발=윤 총장은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원인이 된 검찰의 라임 사건 수사 부실 의혹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국감에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중상모략이라는 표현은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18일 라임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당시 대검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으로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과 다름없다”고 반발했다. 윤 총장이 국감에 참석해 법무부의 발표에 대해 한 번 더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이어 “야당 정치인 관련한 부분은 검사장 직접 보고를 받고 ‘제 식구 감싸기’라는 욕을 먹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며 “무슨 근거로 검찰총장도 부실 수사와 관련돼 있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윤 총장은 라임 사건에 검사 로비와 관련한 의혹이 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질문에는 “내가 왜 책임이 없겠느냐”며 자세를 낮췄다.



◇검찰 인사는 ‘협의 없었다’ 지적=윤 총장은 그동안 자신의 의사가 배제된 검찰 인사에 대해서도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불편한 기색을 비췄다. 그는 국감에서 “나에게 (인사) 초안을 짜라고 해서 ‘장관님, 검찰국에서 기본안이라도 주셔야 제가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했더니 ‘인사권자가 대통령이시기 때문에 인사안이 청와대에 있다. 의견 달아서 보내 달라고 했다’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검찰 인사안이 윤 총장 본인과 무관하게 ‘윗선’에서 이미 결정됐다는 것이다. 이어서 윤 총장은 “검사 인사권자는 대통령이지만 통상 법무부 검찰국에서 안을 짜서 만들어오면 제가 대검 간부들과 협의를 해왔다”며 “인사안을 다 짜놓고 그런 식으로 인사하는 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관행과 달리 최근 검찰 인사에서 자신의 의견이 배제된 것에 더해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법무부는 올해 형사·공판부 출신 검사를 우대하는 방향의 인사를 추진했지만 특수통 검사들이 대거 좌천됐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가 윤 총장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인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족 의혹에도 ‘부당하다’ 대응=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포함된 가족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윤 총장은 반발했다. 그는 국감에서 윤 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미술전시회에 수사를 받는 기업이 협찬했다는 등의 가족 비위 의혹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아내의 일에 관여한 일이 없다”며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윤 총장이 부인 가족을 지켜주시려고 그러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하자 윤 총장은 “공직은 엄정하게 검증을 받아야 하지만 정당하게 일하는 데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하면 누가 공직을 하겠나”라며 “이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부동산 투기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윤 총장의 입장이다. 그는 “재작년 고위공직자 1주택 방침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부동산을 처분했고 현재는 상속 부동산과 아파트만 있다”고 설명했다.

◇“내 소임 다할 것” 사퇴에는 선 그어=윤 총장은 이번 국감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물러날 뜻이 없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식물총장 얘기도 나오고 총장 권한을 박탈하고 있는데 사퇴하라는 압력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임명권자께서 아직 거취 문제와 관련해 말씀이 없었다”며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제가 할 소임은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관련된 질문에 대해 앞으로도 수사 의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그는 윤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을 때 살아 있는 권력도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했지 않나”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그때뿐만 아니라 지금도 마찬가지 생각이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서 윤 총장은 검찰개혁과 관련한 질문에 “문 대통령께서도 강조하신 게 과거 정부에서 검찰이 힘 있는 사람 편만 들어서 그걸 제대로 하라는 것으로 이렇게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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