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은행

코로나에도...분기순익 1조시대 연 KB금융

3분기 1.1조로 전년比 24.1% ↑

집값 상승에 대출총액 빠르게 늘고

주식 호황에 증권수수료도 급증

금융지주 첫 4년연속 순익 3조 눈앞




KB금융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3·4분기 1조1,6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KB금융 설립 이후 분기 순이익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며,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서도 최초의 일이다. 시중 금리가 내려가며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악화됐지만 대출 총액이 빠르게 늘었고 주식시장 호황으로 증권 수수료가 많이 늘어난 여파다.

22일 KB금융은 “3·4분기 당기순이익이 전 분기 대비 18.8%, 전년 대비 24.1% 늘어난 1조1,66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측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1일까지 KB의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9,901억원으로 1조원에 못 미쳤다. 3·4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도 2조8,77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3.6% 증가했다. 금융지주 최초 3년 연속 순이익 3조원대를 기록한 KB금융은 올해도 3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새 기록을 쓸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 금리 하락 등에도 꾸준히 추진해온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안정적 실적을 냈다”며 “증권 수수료 확대와 투자은행(IB) 실적이 개선됐고 푸르덴셜생명 염가매수차익도 반영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부문별 실적을 보면 그룹 순이자이익은 2조4,60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5.4% 증가했다. 누적 기준으로도 7조1,434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NIM 하락에도 은행과 카드의 대출잔액이 증가하고 4월 인수한 캄보디아 프라삭 연결 효과가 반영됐다. 3·4분기 그룹 NIM은 1.73%, 은행 NIM은 1.49%로 전 분기 대비 각각 0.01%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은행 원화 대출금은 9월 현재 292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1.7%, 전년 말 대비 8.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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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었다. 3·4분기 순수수료 수익은 7,89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1% 불어났다. 누적으로는 2조1,705억원을 나타내며 전년보다 26.4% 급증했다. KB금융 측은 “증권 고객 수탁고 증대, IB 실적 개선, 카드 가맹점 수수료 증가 등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확대된 데 힘입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금융 부실에 대비해 쌓아놓는 ‘방파제’인 신용손실 충당금 전입액은 누적으로 7,543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급증했다. 2·4분기에 선제적으로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은 것이 이어졌다.

계열사별 실적을 보면 국민은행 당기순이익은 6,356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보다 3.8% 줄었다. 누적 당기순이익도 1조8,824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감소했다. KB금융은 “2·4분기에 금융시장 안정화로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이익이 큰 폭으로 확대된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3,385억원으로 전년 대비 50.6% 급증했다. 고객 수탁액 증대 노력 등으로 수탁수수료가 2,440억원 늘고 투자은행(IB) 수수료도 290억원 증가했다. 보험 쪽은 좋지 않았다. KB손해보험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86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급감했다. 집중호우로 인한 차량 침수피해로 자동차 손해율이 오르는 등 전체 손해율이 상승한 결과다. KB국민카드 누적 당기순이익은 2,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늘었다.

한편 KB금융은 공격적 배당 확대는 어렵더라도 작년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태규·김현진기자 classic@sedaily.com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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