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직접 온라인수업을 하고 출결관리 해봤으면 좋겠네요.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선 학교만큼 혼란스러운 곳도 없다. 교사는 배운 적 없는 온라인강의 촬영에 진땀을 빼고 학생들은 홀짝제 등교로 아직도 반 친구 얼굴이 낯설기만 하다.
혼란의 중심에 선 것은 학생과 교사인데 정작 학교 구성원인 이들의 목소리는 외면받고 있다. 일방적인 실시간 쌍방향 수업 확대가 대표적이다. 교육부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1학기 10% 내외에서 2학기 30%까지 높이겠다며 주 1회 이상 실시 방침을 정했다. 자녀의 학습능력 저하를 걱정하는 학부모 입장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학생과 교사의 입장은 어떨까. 6교시 내내 모니터와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일은 고역에 가깝다. 실제 서울경제 설문조사에서 실시간 쌍방향이 가장 좋은 원격수업이라고 답한 고등학생은 38.9%에 그쳤고 이들은 집중력 저하와 피로감을 호소했다. 교사도 하루에 수십장씩 쏟아지는 가정학습 신청서를 처리하며 모니터로 학생 수십명을 관리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분반제, 초1 매일 등교도 마찬가지다. 교육부는 학교 밀집도를 3분의2로 완화하면서 오전·오후반을 나눠 등교를 늘리라고 주문했지만 인력·급식 문제로 실제 전면 등교를 하는 서울 지역 초등학교는 단 2%에 불과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저학년 거리두기 지도가 어렵다는 학교 반대를 무시하고 학부모가 찬성한다며 초1·중1 매일 등교 방침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중1 매일 등교 참여율은 조사 대상 중 16%에 그쳤다. 고입을 앞둔 중3 등교가 시급하다는 현장 목소리를 듣지 않은 결과다.
학교 구성원은 학생과 교사이지 학부모가 아니다. 학부모에게 학생과 교사가 ‘놀지 않는다’는 인상을 심어주려다 보니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들이 마구 쏟아지는 것이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바람직하며 돌봄 공백으로 저학년 등교가 필요하다는 지침만 주고 나머지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면 충분하다. 학생과 교사를 배려하지 않는 교육 정책은 학교를 바보로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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