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분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적자(별도기준)를 봤던 포스코가 흑자 전환했다. 철강을 원자재로 쓰는 조선·자동차 산업 부진 등 어려운 사업 환경에서도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오는 4·4분기에도 해외 자회사 선전에 힘입어 실적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23일 포스코는 올 3·4분기에 별도 기준 매출 6조 5,779억원, 영업이익 2,619억원, 순이익 1,80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실적 공시 이래 처음으로 지난 2·4분기 적자(1,085억원)를 냈지만, 한 분기만에 ‘V’자 반등에 성공했다.
연결기준 실적도 기대치를 웃돌았다. 3·4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조 2,612억원, 영업이익 6,667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각각 3.9%, 297.5% 늘어난 것이다. 증권가의 연결기준 영업이익 예상치는 4,700억원대였다. 순이익은 전분기보다 390% 증가한 5,140억원이었다.
포스코는 “철강 생산·판매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개수를 마친 광양제철소 3고로가 7월부터 가동을 재개한 데다 조강·제품 생산량이 전 분기보다 각각 170만t, 105만t 증가했다. 판매량도 889만t으로 같은 기간 113만t 늘었다. 특히 자동차용 강재를 중심으로 고수익 제품인 냉연·도금제품 판매가 급증했다.
포스코가 올 3·4분기에 코로나19 사태를 딛고 모처럼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자동차 강판 등 주력 제품의 판매가 회복된 덕분이다. 또 급등한 원료 가격으로 인한 부담은 혹독한 원가절감 활동으로 상쇄했다. 3·4분기 철광석 가격은 6년 만에 톤당 130달러를 돌파하며 고로(용광로) 철강사들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주요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올랐지만 석탄 가격이 내렸고 내부적으로도 조업 기술, 스마트 팩토리를 활용한 제조비 절감 노력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전 세계 8개국 16건의 원료에 투자하며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구매 협상력을 높여 단가를 절감하는 동시에 투자 수익도 연간 4,000억원가량 내고 있다.
계열사별로는 포스코건설이 건축 부문에서 실적 호조를 지속했고 포스코에너지의 액화천연가스(LNG) 직도입 확대, 포스코케미칼의 양·음극재 판매 증가 등도 실적 개선에 힘을 더했다.
재무 건전성도 강화하고 있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전 분기 대비 0.7%포인트 내린 71.8%로 개선됐다. 별도기준 자금시재는 전 분기보다 8,403억원 증가한 12조9,048억원, 연결기준 자금시재는 전 분기 대비 9,942억원 증가한 17조8,866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글로벌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산업생산 회복과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 확대로 올 4·4분기 판매량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강 판매가격이 3·4분기 대비 톤당 약 3만5,000원 상승하고 해외 철강 자회사의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친환경 시대가 빠르게 도래함에 따라 올 초 선제적으로 친환경차 판매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이와 함께 전기차 및 풍력·태양광 에너지, 수소차 등 친환경 산업 중심으로 판매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판매 활동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이차전지 소재인 양·음극재 생산능력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등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