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재외공관 관용차량 교체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8년 현대차 제네시스 차종을 주문했지만 엔진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해 차량 교체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제네시스 차량을 일부 주문했지만 해당 차종의 해외 수출이 지연되면서 차량을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공개한 ‘외교부 2021년 예산안’ 자료에 따르면 외교부는 지난 2018년 ‘재외공관 차량 구입 및 교체’ 사업에 42억8,900만원을 배정하고 61개 공관 76대의 차량을 구입하거나 교체할 계획이었다.
이같은 계획은 현대차 내부 사정으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다. 외교부 결산내역에 따르면 외교부는 “그 해 말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차종 엔진 셧다운으로 인해 동 차종 구매가 불가”하다는 이유로 5억3,700만원을 불용했다. 외교부 담당자는 “당시 제네시스 엔진 공장이 가동 중단되면서 차종 구매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올해에도 제네시스가 지난 1월 출시한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GV80과 세단 G80 등을 10대 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를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제네시스 국내 수요가 몰려 해외 수출 일정이 연기되면서다. 재외공관 특성 상 국내 물량이 아닌 해외수출 물량을 구입하는 만큼 제네시스가 연내에 해외 수출을 하지 못할 경우 해당 예산도 불용처리될 수 있다.
이 사업은 참여정부 당시인 2005년 외교부가 기아자동차와 ‘재외공관 업무용차량 구입 및 관리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공용차량 국산화를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본격적인 사업추진은 2017년도부터 착수됐다.
태영호 의원은 “연간 수십억씩 예산을 들여서 재외공관 차량을 국산화하는 사업을 국민 세금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외교부가 현대자동차 회사 탓만 하고 있어선 안 된다”며 “대한민국 정부부처답게 외교부가 재외공관의 원활한 외교업무 수행지원을 위해서 재외공관 차량 구입 및 교체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사업관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