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개막한 ‘2020 서울건축문화제’가 생생한 콘텐츠와 알찬 프로그램을 앞세워 건축학도와 서울시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부득히하게 온라인으로 개최됐음에도 오프라인 행사에 버금가는 다채로운 코너가 인기의 비결로 꼽힌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31일까지 온라인으로 열리는 서울건축문화제의 홈페이지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일반 시민과 예비 건축학도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보름 동안 진행되는 행사기간 동안 ‘제38회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을 소개하고 건축 분야 취업과 창업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까지 대거 마련해 어느 해보다도 알찬 행사로 꾸려졌다는 평가다.
한양대 건축학과에 다니는 신승훈씨는 “흔히 건축물은 직접 현장에서 봐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양한 관점에서 이색적인 콘텐츠를 접할 수 있어서 색달랐다”며 “도시의 미래와 시민의 삶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었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올해 서울건축문화제의 주제는 ‘틈새건축’이다. 서울의 주요 대표 건축물뿐만 아니라 서울시민의 삶의 방식이 투영된 주거, 문화, 공간 등에서 다양한 틈새건축을 조망하고 미래를 조망한다. 건축의 예술성을 중시하는 것에서 나아가 생활 속 건축과 시민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콘텐츠가 젊은 세대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세대의 이목을 끌고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최근 건축계의 이슈로 부상한 공공주택, 공유주택, 협소주택 등 다양한 주거유형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시민들과 함께 새로운 주거문화를 모색하고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28일에는 건축 전문가들이 서울 건축의 미래를 논의하는 ‘건축가 대담’ 행사도 온라인에 공개된다. 노무라 치카 건축가가 일본 도쿄와 서울의 건축문화를 비교하고 김하나 건축가와 음성원 건축전문작가가 도시가 그려나가야 할 건축의 미래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온라인으로 열리지만 다음달 10일까지 ‘2019 서울시 건축상 대상 특별전’이 오프라인 행사로 개최된다. 서울 태평로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지난해 서울 건축상 대상을 수상한 ‘문화비축기지’ 설계자 허서구 건축가가 개인전을 연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서울건축문화제는 건축에 관심 있는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축제다. 1979년부터 매년 개최된 서울시건축상을 중심으로 서울시 우수 건축물을 발굴하고 선도적 건축문화와 기술발전 홍보 등을 통해 건축의 공공적 가치를 실현하고 건축문화의 저변을 확대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서울건축문화제 총감독을 맡은 송규만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장은 “비록 올해 행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되지만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하게 건축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알차게 콘텐츠를 준비했다”며 “무조건 크고 멋있게 건물을 짓는 것에서 나아가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틈새공간과 자투리공간의 효용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