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이사회가 노조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KB금융 이사회는 28일 공시를 통해 다음달 20일 임시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내며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선임은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반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이사회 사무국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문가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이사회는 “KB의 모범적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 및 추천 절차를 거치지 않은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KB금융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후보군 작성, 후보군 평가 및 압축, 평판조회, 최종후보 선정 등의 단계를 거치는데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인사는 이를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사회는 노조 측이 사외이사를 추천한 이유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노조는 ESG 강화를 추천 사유로 들었는데 이사회는 “이미 올해 3월 업계 최초로 ESG 위원회를 구성했다”며 “같은 분야의 전문가를 충원하기보다는 현 이사들이 다양한 전문성과 역량을 바탕으로 ESG 활동을 안정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 이사회의 규모와 구조는 수년간 주총에서 주주들의 승인으로 형성된 것”이라며 “기존 이사 퇴임 등 불가피한 이유 없이 임시주총에서 주주제안 후보들이 추가로 선임되면 이사회와 위원회 구성 변경이 불가피하고 이사회 운영에 혼란도 예상된다”고 반대 근거를 제시했다.
이들 후보의 선임 여부는 다음달 20일 임시주총에서 표 대결로 결정이 날 예정이다. 이사회는 이날 주주들에게 “주총 의결정족수 확보를 위해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한다”고 호소했다. 우리사주조합 추천 사외이사의 선임을 막기 위해 회사 측에 표를 넘겨달라는 의미다.
우리사주조합도 주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두 명의 사외이사 추천에 동의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14~21일 위임장을 접수한 결과 주주 제안을 위해 필요한 최소 지분율인 0.1%를 넘는 약 234만주(0.6%)의 주주가 제안에 동의했다. 이는 조합이 주주 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시작한 지난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