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사회적대화 찬반' 구도로

민주노총의 차기 위원장 후보군이 28일 결정됐다. 김명환 전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대화 참여 진영’에서도 후보를 냈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제1노총’의 사회적 책임과 노사정 대화에 대한 조합원들의 평가 성격을 띄게 됐다.

민주노총은 이날 차기 위원장 및 지도부 후보 등록을 마감했다. 민주노총의 지도부 선거는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의 러닝메이트제로 치러지며 조합원이 직선한다. 기호1번은 김상구 전 금속노조 위원장·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황병래 국민건강보험노조 위원장(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순)이 차지했다. 이들은 사회적대화 찬성파로 분류되며 나머지는 기존 정파에서 내세운 후보다. 기호 2번은 이영주 전교조 수석부위원장·박상욱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대의원·이태의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이 입후보했다. 기호 3번은 양경수 민주노총 경기본부장·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전종덕 보건의료노조 광주전남본부장이, 기호 4번은 이호동 전 발전노조 위원장·변외성 건설노조 대의원·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등록했다.

김상구 전 금속노조 위원장 /사진제공=금속노조김상구 전 금속노조 위원장 /사진제공=금속노조



김상구 후보는 지난해 ‘원포인트 사회적대화’의 참여와 합의문 추인을 주장했던 산별대표자회의에서 내세운 인물이다. 김상구 후보는 기아차 출신으로 2015년 금속노조 위원장을 지냈다. 현대차노조의 입김이 센 금속노조에서 기아차 출신이 당선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2017년 현대기아차그룹에 원하청 임금격차 해소와 고용 확대를 위해 5,000억 원 규모의 일자리연대기금을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상구 후보는 공약으로 △사회적 교섭을 통한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 △정파 패권이 아닌 공조직 산별중심의 조직 운영을 내세웠다. ‘원 포인트 사회적대화’가 정파논리에 무산됐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양경수 민주노총 경기본부장 /연합뉴스양경수 민주노총 경기본부장 /연합뉴스


사회적대화를 반대했던 기존 정파에서도 후보를 냈다. 양경수 후보는 민주노총 최대정파인 전국회의에서 배출했다. 양 후보는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출신으로 현재 민주노총 경기본부장을 맡고 있다. 면면을 보면 강성으로 구성돼 있다. 윤택근 수석부위원장 후보는 김명환 지도부에서 부위원장직을 역임하며 ‘원포인트 사회적대화’를 앞장서서 반대했다.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도 ‘논의 중도 거부’를 주도했다.


이영주 후보 조는 현장파에서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태의 후보는 현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으로 ‘원포인트 사회적대화’ 당시 김명환 전 위원장에게 합의문의 내용이 적절치 못하다며 따져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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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가 ‘사회적대화를 반대한 기존의 정파와 찬성한 비정파’의 구도로 치러지게 되면서 결국 ‘민주노총이 사회적대화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산별대표자의 모임을 제외하면 또 다시 정파가 민주노총을 장악하려고 출마한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차기 위원장 선거운동은 29일부터 시작해 다음 달 27일까지이며 선거일은 다음 달 28일부터 오는 12월 4일까지다. 당선된 차기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시작된다.


세종=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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