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미국으로부터 구매한 하푼 지대함 미사일을 인근 도서 지역에 전진 배치하면서 중국의 턱밑에 칼 끝을 겨눴다.
대만이 중국의 코앞에 미국산 무기를 배치한 것은 미국의 대중 전략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미국은 대만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의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정책을 흔들고 있다. 특히 대만은 미국산 무기를 전진 배치함으로써 미국과의 군사·외교적 긴밀한 공조를 중국에 과시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 자유시보 등은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이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대만이 미국산 ‘하푼 해안 방어 시스템’(HCDS)을 대만의 외곽 도서에 배치할 것이라고 28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슝펑(雄風)’ 미사일이 배치된 마쭈(馬祖), 펑후(澎湖) 지역에 하푼 지대함 미사일 시스템이 추가로 구축되면 유사시 중국 연안에 포진한 중국군 함정 등을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쑤쯔윈(蘇紫雲) INDSR 연구원은 미국이 대만에 판매한 첨단 무기에는 효과적으로 목표물을 식별할 수 있는 레이더 차량이 25대가 포함돼 있다면서 향후 미국이 추가 판매 예정인 공격·정찰용 무인공격기(드론) ‘MQ-9 리퍼’(Reaper)까지 도입된다면 대만의 장거리 정밀 타격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만이 미국산 무기들을 전진 배치한 만큼 중국도 이에 상응하는 무력시위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대만으로 유입된 미국산 무기의 질이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만큼 중국은 대만과 미국의 무기거래에 대해 강력한 경고장을 날린 바 있다. 실제 미국은 MQ-9B 무인 항공기, 하푼 지대함 미사일, 사거리 300㎞에 이르는 M142 다연장로켓 등 수 조원에 달하는 무기를 대만에 판매한다고 공언했다. 중국 국방부는 이 같은 대만의 미국산 무기 도입에 대해 지난 27일 밤 위챗 계정을 통해 “미국과 대만 일부 인사가 대만으로 중국을 제어하려 하고 무력으로 통일에 저항하는 것은 결국 죽음의 길을 맞닥뜨릴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중국 국방부는 “중국인민해방군은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과 ‘대만 독립’ 세력의 분열 기도도 분쇄할 의지와 능력이 충분하다”며 “필요한 조치를 취해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고 국가 통일 과정을 계속 밀고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일각에서는 ‘양안 전쟁’이 이미 시작됐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저명한 양안관계 학자인 대만중국문화대 자오젠민 사회과학 교수는 최근 ‘양안관계의 교착 상태 해소 및 발전 방안 탐색’ 기자회견에서 8가지 이유를 들며 중국과 대만이 이미 전쟁 상태에 돌입했다고 주장했다. 자오젠민 교수는 △ 대만 국방부가 예비 군 동원에 나선 점 Δ△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 해협 가운데에 있는 군사 분계선을 넘는 횟수가 잦아진 점 △ 대만을 향한 중국 정부 측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점 △ 중국이 ‘국방법’을 개정해 ‘양안 관계 발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명시한 것 △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시행한 점 △ 중국과 대만이 경쟁적으로 군사력 과시에 나선 점 △ 대만 정부가 중국 경제와의 연결고리를 끊으려고 하는 점 △ 대만이 중국과의 왕래에 대해 통제를 강화한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