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노동개혁은 뒷전, 노동이사제는 밀어붙일 건가

더불어민주당이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의지를 밝혔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입법 추진 방향’ 토론회에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과제로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제도다. 20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발의했다가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으나 21대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해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다.


노동이사제의 가장 큰 문제는 주주가 아닌 노조에서 추천한 이사가 경영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노동이사를 상임으로 두도록 해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노동이사제를 도입한 대표 국가인 독일에서조차 노동이사는 상임으로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필요할 때 경영진의 결정사항이 법규에 저촉되는지 여부만 검토한다. 다른 나라에 비해 노사 갈등이 극심한 우리나라에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노사협상 사안을 이사회로 끌어들이거나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는 부작용만 두드러질 수 있다. 협력적 노사 문화가 뿌리내린 독일에서도 경영의 효율성 저하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바람에 도입하는 기업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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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 경영으로 공공기관의 경영개선과 구조조정 등이 시급한 지금은 노동이사제를 밀어붙일 때가 아니다. 그보다는 노동시장 유연성의 숨통을 터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노동개혁에 나서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독일의 노동유연성 순위는 노동개혁이 추진된 2003~2019년 세계 80위에서 38위로 오른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순위는 63위에서 144위로 급락했다. 독일은 노동유연성을 높이는 하르츠 개혁에 성공한 결과 청년 실업률이 감소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도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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