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신청액 19조500억 위안(약 3, 230조원), 청약자수 600만명. 기업 공개 규모 340억 달러.
중국 대륙의 공모주 스케일은 차원이 달랐다.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이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에 나선 가운데 진기록이 이어졌다.
31일 차이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전날 밤 홍콩에서 공모주 청약을 신청한 개인 투자자가 155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홍콩 전체 인구의 5분의 1 수준이다. 사실상 경제활동을 하는 인구의 상당비율이 청약에 나선 것이다. 홍콩 개인 투자자들의 공모주 청약 규모는 배정 물량의 390배에 달했다. 앞서 진행된 기관 투자자 청약 신청 역시 높은 인기 속에서 조기 마감됐다.
홍콩에서만 앤트그룹 청약 증거금으로 납입돼 동결된 자금은 무려 1조3,100억 홍콩달러(약 190조원)에 달한다.
동시에 상장 절차가 진행 중인 상하이 증권거래소에서도 앤트그룹 청약 열기는 뜨거웠다. 상하이 과학창업판(스타마켓)에서 진행된 2,769억주 청약에서 개인 투자자 515만5,600명이 참여했다. 청약경쟁률은 870대 1을 넘었다. 예상 청약 배정률은 여전히 0.13%에 그쳤다.
청약 신청액은 19조500억 위안(약 3,23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에 달했다.
다만 일정 수준 이상의 재력을 갖춘 이들만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본토 증시의 과학창업판은 청약 신청 단계에서 증거금을 실제로 받지는 않는다.
즉, 상하이와 홍콩 증시를 모두 합쳐 600만명을 훌쩍 넘는 개인 투자자들이 앤트그룹 공모주 잡기에 나섰다. 공모가는 68.8위안(약 1만1,600원)과 80홍콩달러(약 1만1,600원)이며 내달 5일부터 홍콩 증권거래소와 상하이 과학창업판에 동시에 상장된다. 미국의 기술주들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 상장 초기 주가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앤트그룹은 이번 상하이·홍콩 동시 상장을 통해 세계 최대 기업공개 규모인 약 34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이는 작년 12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세운 최대 기록인 294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