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및 뇌물수수 등 혐의로 17년 징역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2일 “나는 구속할 수 있겠지만 진실을 가둘 수는 없을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지난 2월25일 서울고법의 구속 집행정지로 풀려난 후 251일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1시46분께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기 위해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차량에 탑승했다. 검찰로 이동하면서 차에 같이 탄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가 ‘하시고 싶은 말 있으면 기자들에게 알리겠다’고 하자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의 자택 앞은 이날 오전부터 취재진이 몰렸다. 개인 ‘유튜버’ 사이에서는 언쟁이 오갔고 이 전 대통령이 자택을 나서기 직전 ‘이명박은 대국민 사과하라’ ‘이명박 때가 제일 살기 좋았다’는 등 대조된 구호가 터져 나왔다. 친이계인 권성동·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대문 밖까지 나와 직접 배웅했다.
강 변호사가 이날 기자들에게 전달한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은 “잘 다녀오시라”는 인사를 했고 이 전 대통령은 “너무 걱정마라. 수형생활 잘하고 오겠다”며 “나는 구속할 수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는 없다는 믿음으로 이겨내겠다”고 답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택에서 출발 후 약 15분 만인 오후2시 중앙지검에 도착했다. 차량은 이 전 대통령이 탄 제네시스 포함 총 4대가 같이 움직였다. 이 전 대통령은 지하주차장으로 곧장 들어가 취재진에게 노출되지 않았다. 이후 간단한 신원조회를 주차장에서 곧바로 하고 오후2시3분께 검찰 차량 그랜저로 갈아타고 동부구치소로 이동했다.
이 전 대통령은 2월25일 서울고법 구속 집행정지로 풀려난 후 251일 만에 재수감됐다. 동부구치소는 이 전 대통령이 2018년 3월22일 구속돼 보석으로 풀려날 때까지 약 1년 동안 수감 생활을 한 곳이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화장실을 포함해 13.07㎡(3.95평)의 독거실을 사용했으며 이번에도 같은 크기의 독거실을 이용할 예정이다. 동부구치소는 지상 12층 높이의 시설로 지어져 전국 구치소 중 가장 최신 시설로 알려졌다. 17년 징역형을 확정받은 이 전 대통령은 형기를 다 채우면 오는 2036년 95세의 나이로 석방된다. 다만 형기 만료 전에 이 전 대통령은 고령 등 나이로 형 집행정지 또는 대통령 특별사면 등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