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법 앞에 자유롭고 평등하다.’ ‘인간에게 부여된 불가침의 천부인권은 자유권, 재산권, 안전권, 압제에 대한 저항권이다.’ ‘ 소유권은 신성불가침의 권리이다.’
지금은 당연하게 여기는 권리이지만, 200여년 전까지만 해도 성직자와 귀족 계층만이 누리는 특권이었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라는 문구를 법으로 제정한 시기는 프랑스혁명에 이르러서다.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프랑스 현대사를 전공한 김선아 박사는 ‘차별을 넘어 통합으로:혁명을 통해 본 권리 확대의 과정’ 세 번째 강의 ‘프랑스혁명 1’에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이번 강의는 서양의 근대사 중 ‘만인은 평등하다’는 결론을 도출하게 된 대표적인 사건 다섯 가지를 압축해서 설명한다.
그는 혁명이 터지기 전 프랑스의 사회적 배경부터 설명한다. 태어난 신분을 바꿀 수 없었던 중세 프랑스에서는 제1신분 (성직자, 기도), 제2신분 귀족(귀족, 전투), 제3신분(일)으로 구분되어있었다. 그 중 제1신분과 제2신분만 면세특권을 가진 계급으로 전체 인구의 2%에 불과했지만 프랑스 전체토지의 3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었다. 프랑스 인구의 98%를 차지했던 제3신분에는 변호사, 회계사, 사업가 등 신흥부자계층인 브루주아를 비롯해 농민과 나머지 계층이 여기에 속한다. 김 박사는 “제3신분의 지도자격으로 브루주아가 있었고, 제3신분의 80퍼센트를 차지한 농민 그리고 최하위 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이 포함되어 있었다”면서 “제3신분의 지도자층이었던 브루주아도 금융업자, 법률가, 의사, 장인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3개의 신분으로 구분되어있던 프랑스 신분제 설명에 이어 김 박사는 1789년 5월 5일 베르사이유 궁에서 개최된 삼부회로 주제를 전환해 강의를 이어간다. 당초 귀족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확장하기위해 개최하려 했지만, 당시 고조되는 제3신분 불만과 부르주아층의 부와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귀족들의 계획은 성공하지 못했다. 2개월여 남짓 동안 귀족들의 계획이 들통 나면서 3신분의 반발이 극에 이르게 된다. 결국 1789년 7월 14일 절대 왕조의 상징이었던 바스티유가 함락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이를 계기로 파리의 민중이 수면 위로 오르게 되고, 프랑스국기인 삼색기가 등장하게 된다.
강의는 3신분이 주도한 프랑스 혁명이 성공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신분제 폐지를 포함한 혁신적인 주장이 포함되어있는 인권선언(1789년 8월 26일) 선포 등을 단행했으나 1791년 헌법에는 투표권을 제한한다는 조항을 담게 된다. 어떻게 프랑스 혁명은 성공하게 될까. 김 박사는 당시 헌법, 정치체제 등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프랑스 혁명의 진행과정과 그 의미를 자세하게 소개한다.
한편 이번 강의는 지난 26일 공개된 ‘고인돌2.0’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고전 인문 아카데미 ‘고인돌2.0(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13년부터 공동으로 진행하는 인문 교육 사업으로 8년째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 19의 팬데믹으로 강의실에서 만나는 대신 전문가들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한다. 특히 올해 ‘고인돌 2.0’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새로운 형식으로 강의를 기획했다. 이는 해를 거듭하면서 중고등학생들이 인문학에 관심이 커지고 있어 중고등학교 교과목과 연계한 프로그램과 일상 속 인문학적 사고를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아울러 인문학 공부를 처음 시작하려는 성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강의도 풍성하다. ‘차별을 넘어 통합으로: 혁명을 통해 본 권리확대의 과정은 1강. 영국내전, 2강. 미국 독립전쟁, 3강. 프랑스혁명(1), 4강 프랑스혁명(2), 5강 7월 혁명 등 다섯 번의 강의로 구성되어있다. 2020년 ‘고인돌 2.0(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사업은 SK이노베이션, 한화생명, 농협생명, 교보생명, DB손해보험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