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을 포기한 영아를 임시 보호하는 시설인 ‘베이비박스’ 앞에서 신생아로 추정되는 영아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날 오전 5시 30분께 관악구 주사랑공동체 교회에 설치된 베이비박스 맞은편의 공사 자재 더미에서 분홍색 수건에 싸여있는 남아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아기는 탯줄과 태반이 붙어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인근 CCTV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전날 오후 10시 10분께 한 여성이 영아를 드럼통 위에 두고 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최초 신고자인 동네 주민이 드럼통 아래에서 시신을 발견한 점을 고려할 때 경찰은 아기가 전날 밤까지는 살아있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주사랑공동체) 교회 측에서는 아이가 몸부림을 치다가 드럼통 밑으로 떨어진 게 아닌가 추정 중”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수사를 통해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의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현재 경찰은 영아를 두고 간 여성을 찾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에 찍힌 여성이 친모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베이비박스 위치를 잘 몰라서 영아를 잘못 두고 갔을 가능성까지 고려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