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제91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일제 시대 광주에서 촉발된 청년 정신을 강조했다. 이 정신이 각종 민주화 운동을 거쳐 2017년 촛불혁명까지 이어졌다는 역사 해석을 내놓았다.
정 총리는 3일 광주 학생독립운동기념탑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91년 전 청년 학생들의 의로운 외침이 들려오는 것만 같다”며 “그 의연한 용기가 마침내 조국광복의 횃불이 됐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광주 학생독립운동은) 1930년 3월까지 5개월 동안 전국 320여 개 학교, 5만4,000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거국적 항일운동으로 발화됐다”며 “서울, 공주, 개성, 인천, 원산, 평양, 함흥, 부산, 춘천 등 삼천리 방방곡곡으로 퍼져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간도, 연해주, 상해, 북경, 일본 등 해외에서도 만세시위가 이어졌고 미국, 중국, 일본, 멕시코, 쿠바 등에서는 지지대회와 특별후원금 모금 운동까지 전개됐다”며 “전 세계가 대한민국 청년 학생들의 뜨거운 용기에 박수를 보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10월30일 광주-나주 간 통학 열차에서 일본인 학생들이 조선 여학생들을 희롱하자 광주고등보통학교(현 광주제일고) 학생들과 일본인 학교인 광주중학교 학생들이 충돌하며 벌어진 사건이다. 이후 학생들은 같은 해 11월3일 일왕 생일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광주 시내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학생독립운동은 3·1만세 운동, 6·10만세 운동과 함께 국내 3대 독립운동 중 하나로 꼽힌다.
정 총리는 “그 정의로운 함성이 억압과 압제를 뚫고 일어서 대구 2·28, 대전 3·8 민주의거를 거쳐 4·19혁명과 부마항쟁으로 오롯이 이어졌고 5·18 민주화운동과 6·10 민주항쟁, 2017년 광화문 촛불혁명으로 면면히 계승됐다”며 “조국이 위기일 때마다 결연하게 일어선 청년들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91년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일본제국주의를 물리치고 우리 민족이 독립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청년 유관순 정신이, 청년 윤봉길 정신이, 청년 안중근 정신이 그리고 광주 청년의 정신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우리 모두는 한때 청년이었고 우리의 아버지도 어머니도,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모두 청년이셨다”며 “지금 우리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라는 전례 없는 위기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데 우리의 부모님도, 할아버지 할머니, 대한민국을 만들어 낸 모든 선조들도 다 힘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선조들이 그랬듯, 우리도 결코 포기하지 말자”며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를 뚫고 ‘더 나은 대한민국’ ‘세계를 이끄는 선도국가’로 발돋움해야 할 역사적 사명 앞에 서 있다”고 역설했다.
정 총리는 “저는 우리 청년들에게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며 “문재인 정부는 2018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을 정부 주관으로 격상하고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로 올바르게 평가하도록 바로잡았고 지난 2년간 학생독립운동유공자 158명을 발굴·포상했다”고 소개했다. 또 “민주화의 성지에 서서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간절히 염원한다”며 “전쟁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 온 국민이 돈 걱정 없이 아프면 치료받고, 배우고 싶으면 공평하게 배우고, 일하고 싶은 모든 사람이 마음껏 일하며, 청년이 자유롭게 미래를 꿈꾸고, 장년이 안정적이고 행복한 생활을 누리며, 노년이 넉넉하고 여유로운 일상을 즐기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